구수한…깊고 은은한, 고향의 맛이 한상 가득

정지유 다이어리알기자 2011.03.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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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다이어리알 추천 맛집/ 신천 ‘자연애’

잠실 신천의 새마을시장은 예전부터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자연애'는 이 시장 골목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메인 먹자거리에서 조금 벗어난 좁은 골목에 위치해 있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오히려 한적한 주변 분위기와 초가집을 연상시키는 정겨운 외관이 썩 잘 어울린다.

연요리 전문점인 자연애의 대표메뉴는 '연잎밥정식'(1만원), 훈제오리와 보쌈이 추가된 '자연애정식'(1만5000원), 연잎밥정식에 능이버섯찌개가 함께 나오는 '능이버섯정식'(2만원) 등 세종류의 식사메뉴와 연잎보쌈, 연잎훈제오리, 홍어삼합 같은 3~4가지의 정도의 단품메뉴로 구성돼 있다.



자연애의 메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연잎인데 이곳에서 사용되는 모든 연잎은 주인의 고향이기도 한 전라도 곡성 농장에서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 2개 단지에 이르는 농장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연잎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최근 가장 문제가 됐던 수입산 연잎의 농약이나 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안전하다.





자연애는 연잎뿐 아니라 음식에 사용되는 된장, 고추장, 소금, 참기름 같은 장류나 양념들은 물론 반찬으로 나오는 묵은 나물이나 쌀, 잡곡까지 모두 곡성 고향집에서 가져다 쓴다. 80세를 넘긴 노모는 봄이면 햇나물을 죄다 사서 일년 내 사용할 만큼 갈무리하고, 가을이면 버섯을 말리거나 농사지은 잡곡, 콩을 골라 장을 담그고 청국장을 띄워 서울로 올려 보낸다고. 그야말로 오늘의 이곳이 있게 한 숨은 공신이라 할 수 있다. 또 전라도 음식임에도 많은 양념을 사용하지 않아 간이 세거나 진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메인요리라 할 수 있는 연잎밥은 찹쌀, 흑미, 콩, 호박씨, 대추, 밤, 단호박 등 무려 13가지 재료를 유기농 연잎에 곱게 싸서 만드는데 은은한 연잎향이 쫀득쫀득 찰지고 달큰한 찰밥과 잘 어울려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특히 조카이기도 한 담양의 장인이 만드는 명품 죽염으로 살짝 간을 해 더욱 감칠맛이 돈다.




이곳의 식사메뉴를 시키면 꼭 함께 나오는 것이 묵은 나물 삼총사다. 기본메뉴여서 가을이면 1년 내내 사용할 만큼 확보해둬야 한다는 나물은 토란대, 호박, 콩잎을 말린 나물로 구성했다. 된장과 들깨로 단순하게 양념하는 것이 포인트. 깊은 맛의 된장과 쌉싸래한 나물의 은은한 향이 구수한 들깨의 맛과 조화를 이뤄 이것 때문에 이곳을 찾는 고객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밖에도 계절에 따라 달리하는 제철나물이나 정갈한 밑반찬들은 슴슴하고 담백해 자꾸만 손이 간다. 연근을 갈아 넣고 부친 부침개는 쫀듯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화룡정점을 찍는 것이 바로 청국장과 능이버섯정식에서 맛볼 수 있는 능이버섯찌개다. 능이버섯찌개는 능이버섯에 다른 재료 없이 두부만 넣고 단순하게 끓여내는데 고기육수를 넣지 않았음에도 능이버섯 자체의 식감이나 향이 마치 소고기를 씹는 듯 쫄깃하면서도 구수하고 깊은 맛을 낸다.

시골에서 어머니가 직접 만든 콩알이 그대로 살아 있는 청국장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 청국장 특유의 쿰쿰한 향이 살아있으면서도 맛은 강하지 않고 담백해 어린이나 여성, 심지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찾아가는길 : 2호선 신천역 3번출구 직진 다비치안경점 골목으로 우회전 먹자거리 진입 후 코끼리부동산 삼거리 좌회전 후 직진 도보 2분 왼편 위치
메뉴 : 연잎밥정식 1만원, 자연애정식 1만5000원, 연잎보쌈 2만5000원, 연잎훈제오리 3만5000원
연락처 : 02)2202-9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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