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물가가 가장 중요한 가치"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1.03.0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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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물가는 2월과 비슷…VIP 브리프 독립성 훼손 아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물가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또 3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5% 상승한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현황 보고에 참석해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이 상충될 경우 어디에 우위를 두겠느냐'는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물가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은 없음을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3월 소비자 물가 전망과 관련, "유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추세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2월 수준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가에는)유가가 중요한 변수인데 제대로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1~2월 소비자물가 예상이 유가 변수로 인해 빗나갔음을 시사했다.

김 총재는 또 "지난해 말에 인플레 심리가 높아질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금리를 올리고 12월과 2월에 동결했던 것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판단하기에 어느 정도 스피드와 폭을 조절하는 일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중요하고 이를 관리해야 한다는데 생각으로 (그동안의 통화정책을) 했다"며 "금리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국민 삶의 질과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물가안정에 대한 한국은행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지적에 대해서도 "물가 안정이 가장 높은 가치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물가를 담당하는 기관 입장에서 물가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만 정책 간 조화에 대해서도 유념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물가목표 중심치를 현재 3%에서 2%로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의 지적에는 "우리경제가 선진화되는 과정에서 추구할 방향"이라면서도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이 평균 3%를 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검토는 해보겠지만 성장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국민들의 기대치도 농산물가격이나 유가 등에 따라 형성된다"고 말해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움을 밝혔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계 소득이 많은 계층이 부채도 높은 것으로 나온다"며 "미시적 대책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총재는 이날 청와대에 보고되는 'VIP 경제브리프'와 관련,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일자 "외부 요청에 의해 제공된 것이 아니고 한은 담당자들이 과제를 선정해 비정기적으로 내고 있다"며 적극 해명했다.

김 총재는 "VIP 경제브리프는 청와대는 물론 재정부 등 다른 부처에도 공개되고 한은 국실장도 다 보고 있다"며 "한은이 외부와 교류가 단절됐다는 지적에 이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제가 취임한 뒤 정부 열석발언권 형태가 바뀌어 정부 참석자가 금통위 끝까지 참석하지 않는다"며 "진일보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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