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구조조정' 스페인 저축은행에 '눈독'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11.03.0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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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 10일 더욱 엄격해진 자기자본 기준 발표

미국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들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스페인의 저축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8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오는 10일 올 초 도입된 새로운 규제에 따라 저축은행(까하)들의 새로운 최소 자기자본 기준을 발표한다.

스페인 정부는 이를 통해 저축은행들의 부실자산을 줄이고,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저축은행들은 부분적으로 국유화될 전망이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올해 후반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자들을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 사이의 합병도 지속될 예정이다. 본래 45개였던 스페인의 저축은행은 정부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지난해 17개로 줄었다.



마켓워치는 이번 구조조정이 미국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게 '구미가 당기는 기회'라고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실한 금융자산에 투자해 이익을 챙겼던 것처럼 이번에도 상당한 이익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잠재적인 거래 협상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지난 주말 스페인 현지의 언론들은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 헤지펀드 폴슨앤코, 사모펀드 서버러스, 블랙스톤 등이 일부 저축은행의 임원들을 만나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스페인 일간 엘 이코노미스타는 서버러스와 폴슨앤코가 비상장사인 방코 마레 노스트룸과 방코 베이스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레 노스트룸은 스페인 4대 저축은행인 듀에로 에스파냐와 합병할 예정이다.


그밖에 카타르와 UAE도 스페인의 저축은행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투자 대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미국 사모펀드 JC플라워는 4억5000만유로에 방카 치바카의 전환 사채를 사들이기도 했다. 방카 치바카는 11월 유럽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5개 저축은행 중 하나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CB 리차이 엘리스의 아돌프 라미레즈 에스쿠데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사모펀드 자금은 매우 활동적"이라며 "이들은 스페인 저축은행들의 부실채권과 부동산 포트폴리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한번 구조조정을 거친 뒤 상장된 기업들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들은 저축은행 투자에 있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수익과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자산 운용 및 적절한 재산 관리 수완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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