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지역에 임대 짓나?' 부촌 반발에 장기전세 표류

조정현 MTN기자 2011.03.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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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서울 양재동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초고층 장기전세주택이 사업을 추진한 지 4년이 지나도록 착공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장기전세주택을 그저 임대아파트로만 바라보는 부자동네의 부정적인 시각때문입니다. 조정현 기잡니다.





< 리포트 >
서울 서초구가 폐기물 처리장으로 사용 중인 양재동의 한 부집니다.

이곳엔 이르면 내년에 상반기 안에 장기전세 6백1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업 시행자인 서울시 SH공사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초구가 땅을 비우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금호건설(시공사) 관계자
"땅을 넘겨받지 못해서 공사를 못 들어가고 있고, / 지장물 철수가 돼야 공사를 진행하니까.."


양재동 장기전세주택사업은 이미 지난 2007년 개발계획이 수립됐습니다.

신분당선 역세권에 디자인이 차별화된 초고층 장기전세 전용단지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부지를 점유하고 있는 서초구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서초구는 폐기물 처리장의 대체부지를 마련해야 하는데 주민들의 반발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거부감이 사업을 반대하는 주된 이윱니다.



이미 우면동과 내곡동 등 서초구 관내의 보금자리주택지구에 임대주택 만 천여 가구가 조성되는데 인근에 또 장기전세 전용 단지를 만들어야겠냐는 겁니다.

[녹취]서초구 관계자 / 음성변조
"다 같은 임대주택이죠. / 그런데 이것(장기전세)까지 또 시에서 고집을 하니까요"

이미 지난 해 7월 시공사까지 뽑아 놓은 상태.



[기자 스탠딩]
"서울시와 SH공사는 장기전세주택 건설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단 입장입니다. 서초구가 이대로 부지를 비우지 않을 경우, 다음 달부턴 강제철거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재개발재건축구역에서나 나타나던 철거를 둘러싼 물리적 마찰이 서울시와 자치구 사이에 벌어지게 될 상황입니다.

[인터뷰]진홍기 / SH공사 보상지적2팀장
"부득이하게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을 올려가지고, 2011년 4월 8일에 수용시기가 되면 우리가 행정대집행 할 권한이 있으니까.."



서초구는 서울시의 강제 철거 방침에 대해 국토해양부에 이의를 신청하고 소송도 불사할 계획입니다.

장기전세주택을 서민형 임대주택으로만 바라보는 부촌의 지역이기주의에 서울시의 역점 사업까지도 표류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조정현([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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