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명동시장…방빼서 현금마련?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1.02.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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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지금은 현금보유가 투자전략

명동시장도 소(小) 빙하기를 맞았다.

명동시장에는 사무실 임대 광고가 많이 붙어 있다. 계약기간이 만료된 임차인들이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하나둘 떠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그만큼 명동시장 자금이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저축은행의 잇따른 영업정지와 워크아웃 중인 건설사들의 법정관리행이 명동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월드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부터 말이 많았다. 다른 워크아웃 기업에 비해 워크아웃 계획에 무리가 있어 추가지원이 있어도 원천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가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결국 워크아웃중인 월드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됐다. 국내대표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평가나 건전성 평가도 대부분 '뒷북 평가'여서 명동자금은 건설시장 자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부동산이 얼어붙기 전까지 명동 기업자금 시장에서 건설사 어음 할인은 명동 자금 전체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었다.



주식담보 대출 시장 역시 퇴출 상장사가 많아서 명동업자들의 관심이 식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주말 명동시장 한복판에 지점이 있는 대전저축은행이 모회사인 부산저축은행과 함께 영업정지 조치된 데 이어 부산저축은행의 나머지 3개 계열사도 잇따라 영업정지 됐다.

최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이 대부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때문인만큼 명동시장과도 무관치 않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명동시장에는 이러한 저축은행들을 인수합병(M&A)할 자금을 구하는 중개업자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명동 정보업체 대표 A씨는 명동 자금이 저축은행에 관심 없는 이유는 세가지라고 밝혔다. 우선 투입해야할 자금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또한 인수하더라도 현재 저축은행은 자산운용에 애로점이 많아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꺼려지는 것은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아야한다는 부담감이다.

증시에서도 하락장에서는 현금보유가 하나의 투자전략인 것처럼 현재 명동시장에선 현금을 유지하거나 수익률이 적더라도 확실한 곳에 투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A씨는 "군대에서는 난로 피우기 한달전과 난로를 치운 뒤 한 달, 즉 애매하게 추울 때가 체감상으로는 제일 춥다"면서 "요즘 시장이 애매하게 추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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