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스토리를 만들어 드립니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1.02.1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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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스페이스 브랜딩' 인덱스 파트너스 고승현 대표

- 페럼타워·반얀트리 클럽 등 이야기있는 건물로 창조

↑인덱스 파트너스 고승현 대표↑인덱스 파트너스 고승현 대표


"최근 완공한 동국제강 사옥의 이름은 '페럼타워'입니다. 페럼타워로 동국제강을 연상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스페인어로 페럼은 '철'을 의미합니다. 철강외길 50년 역사의 동국제강을 표현하기에 최적의 단어이자 프리미엄 오피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브랜드입니다."

국내 유일의 스페이스 브랜딩, 스페이스 프로그래밍 전문기업인 '인덱스 파트너스'의 고승현 대표는 공간의 이미지를 바꾸고 가치를 높이는데 스페이스 브랜딩, 스페이스 프로그래밍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자신있게 설명했다.



페럼타워는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데 브랜드가 활용된 사례로도 특이하지만 차별화된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페럼타워는 면적의 60%를 임대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프리미엄오피스를 지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위해 우선 폐쇄적 오피스에서 탈피해 건물 공공공간을 이웃에 개방했다.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이제는 주변 직장인들이 즐겨찾는 곳이 됐다.



특히 페럼타워내 상업시설은 인근 경쟁관계에 있는 상업시설과의 차별화를 위해 '장인정신'을 콘셉트로 정했다. 100년 전통의 한일관을 입지하도록 하는 한편 폴 바셋 2호점(직원 모두가 바리스타이고 타 커피숍보다 원료가 5배 이상 비싸지만 가격은 비슷한 커피숍), 앙즈(일본의 100년 된 돈가스전문점) 등을 테넌트로 유치했다.

고 대표는 "선진국에서는 건축주가 건축가를 만나기 전에 스페이스 프로그래밍(Space Programming) 전문가와 협의하는 게 일반적일 정도로 스페이스 프로그래밍에 대한 인식과 저변이 넓다"며 국내 부동산(공간) 개발사업에서 스페이스 프로그래밍의 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그가 말하는 스페이스 프로그래밍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예측해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 가이드, 이용 동선, 상업시설 배분, 공간 전략 컨설팅 등을 기획하는 것을 말한다. 상업적 측면에서 사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니즈를 미리 감안해 상품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는 "스페이스 프로그래밍은 부동산 개발적 접근이 아니라 화장품, 옷과 같은 일반 상품과 고급빌라·오피스·골프장 이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같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라며 "특히 일반 제품 브랜드에 스토리를 입히듯이 공간에 스토리를 투영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그가 참여한 프로젝트 곳곳에서 나타난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는 사교의 장이라는 콘셉트로 꾸며져 최근 자동차 론칭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클럽 모우와 산요수 골프장은 기존 골프장과는 차별화된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회원권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고 대표는 미국 유학 뒤 뚜레쥬르, 라끄베르, 캐시캣, 아모레 퍼시픽 등 각종 브랜드이미지(BI)와 기업이미지(CI)를 개발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던 그가 스페이스(공간)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고 대표는 "국내 부동산(공간) 개발은 아직도 기존 천편일률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공간은 한번 만들어지면 오랜 기간 남아 인간과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떻게 만들어지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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