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이 우리아이 경제교육 선생님

머니투데이 최은혜 기자 2011.02.0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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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설날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세뱃돈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조금씩 쥐어주는 세뱃돈은 모두 모으면 목돈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큰 액수의 돈을 처음 가져보는 아이들에겐 올바른 경제 관념을 심어주는 것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아이 이름으로 통장 개설…'자산 관리' = 아이가 세뱃돈을 받으면 "엄마가 맡아준다"며 쌈짓돈으로 가져가던 예전과 달리 요즘 부모들은 '경제교육'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유아교육업체 베네세코리아가 지난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날 아이가 받은 세뱃돈을 어떻게 관리하겠는가'란 질문에 3154명 중 84%인 2642명이 '아이 이름으로 저금통장을 만들어 준다'고 답했다.

유영준 한국경제교육협회 연구개발팀장은 "세뱃돈은 아이들이 평소 받던 용돈에 비하면 '돈의 인플레이션'과도 같다"며 "아이가 얼마 동안 용돈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큰 금액인지 설명해주고 신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경제 교육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경제의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자녀에게 '하고 싶은 일(게임머니·장난감 구매 등)'과 '해야만 하는 일(학용품이나 동생 생일선물 구입 등)'을 구분해 적어보고 돈을 어떻게 배분할 지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어린이펀드 등 금융상품도 출시됐다. 중장기 포트폴리오로 자녀의 성장에 따라 수익을 추구하고 덤으로 경제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저금통·지폐 놀이…경제 개념 쑥 = 세뱃돈을 가지고 아이와 간단한 경제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다.


'예산 내에서 물건 사기 놀이'는 아이에게 선택의 중요성을 경험하게 해준다. 문구점에 가면서 아이에게 그 날 쓸 수 있는 예산이 얼마인지 알려 주고 아이가 예산 내에서 물건을 사게 한다. 아직 아이 혼자 물건 값을 계산하기 어렵다면 부모가 계산을 해주고 예산에 맞는지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거스름돈 받기 놀이'로 아이에게 덧셈·뺄셈을 가르칠 수도 있다. 전단지에서 상품 사진을 오리고 가격을 써놓은 후 종이로 만든 돈이나 실제 돈을 사용해 물건을 사고 거스름을 받는 놀이다. 물건을 사려면 정확한 가격의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다.

'저금통 채우기 놀이'는 물건을 사 달라고 조르는 아이에게 좋다. 아이에게 매일 10원짜리 동전을 스무 개씩 줘 저금통에 넣게 하면서 저금통이 다 차면 장난감을 사러 가자고 한다. 저금한 액수와 장난감 가격이 맞지 않아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저금통이 다 차야만 물건을 사러 간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 투명한 페트병을 저금통으로 이용하면 돈이 모이는 것이 보이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다.

'동전 지폐 늘어놓기'는 십진법과 돈의 가치를 알려줄 수 있는 놀이다. 큰 도화지 위에 10원짜리 동전을 다섯 개 늘어놓고 다섯 개의 동전 옆에 '등호(=)'를 표시한 후 50원 짜리 동전을 하나 놓는다. 이런 식으로 큰 단위의 화폐로 이어가며 문제를 내고 알아맞히는 놀이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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