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모닝에 상급 차도 기죽어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11.02.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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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 K7·SM7뿐 아니라 자사 제네시스도 판매 '뚝'… 프라이드도 '모닝' 이후 주춤

↑현대차 '신형 그랜저'↑현대차 '신형 그랜저'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기아차 경차 '모닝'이 출시 한 달도 안 돼 국내 자동차 시장에 태풍으로 떠올랐다. 타사 경쟁 차종은 물론 자사의 상위 모델 판매량까지 잠식하는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출시된 현대차 신형 그랜저(HG)는 준대형차 인데도 출시 18일만에 6026대가 팔려나갔다. 24일 첫 선을 보인 기아차 모닝도 판매 일주일 만에 1810여대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다.



신형 그랜저의 진면목은 K7과 알페온, SM7 등 경쟁모델의 판매 감소세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해 월 평균 3000~4000대의 판매고를 기록한 기아차 K7은 1월 판매가 2403대로 작년 12월 2859대 보다 400대 이상 줄어들었다. 작년 1월 K7의 판매대수가 4127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판매 감소폭은 30%를 넘어선다.



르노삼성의 SM7도 그랜저 앞에 작아졌다. SM7은 1월 1000대에도 못 미친 775대를 기록, 1094대가 판매된 작년 12월 보다 판매대수가 29.2% 감소했다. 1~2월이 판매 비수기인 하지만 SM7은 지난해 1월의 경우 1155대가 판매됐다.

그랜저를 제외하고는 가장 최근 나온 준대형 신차인 GM대우 알페온도 그랜저 출시로 판매가 줄었다. 알페온은 지난달 1314대를 판매, 전달(1695대)보다 22.5% 감소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그랜저가 K7등 경쟁차들의 발목만 잡은 게 아니라는 점이 현대차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랜저 상위급인 '제네시스'도 그랜저 출시 영향으로 판매가 줄었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1626대가 판매돼 작년 12월 2208대 보다 30.8% 감소했다. 2010년 1월 2349대와 비교해서도 30%이상 줄어든 셈이다.

현대차 영업점 관계자는 "실내공간과 편의사양이 좋다고 소문이 퍼지면서 제네시스를 보러 온 고객들이 그랜저로 마음을 돌리고 있다"면서 "GDi엔진과 8단변속기를 장착한 제네시스 부분변경 모델이 나올 때까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신형 모닝'↑기아차 '신형 모닝'
기아차의 신형 '모닝' 역시 경쟁차인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판매량을 끌어내리면서 선전을 이어갈 태세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4894대가 판매돼 전달(7329대)보다 33.2%나 판매가 줄었다. 단 작년 1월 보다는 판매가 늘어났고 '쉐보레' 브랜드 도입키로 하면서 일부 대기 고객이 있는 만큼 내달부터는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GM대우는 예상하고 있다.

신형 모닝의 여파는 상위차종인 '프라이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아차 프라이드는 작년 12월 1480대를 기록했으나 전달에는 1018대로 소폭 판매가 줄었다. 프라이드는 오는 9월께 풀 체인지 된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는 아직도 3만대 안팎의 대기물량이 있고 신형 모닝도 1만 대에 가까운 대기 고객들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들 신차효과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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