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 가격은 아직도 '추락중'.. 여전한 '더블 딥'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1.02.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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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도시 모두↓ 압류 증가로 전망도 암운, 구입 대신 임대 전환 징후도

미국의 소비개선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택 가격은 아직도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회복의 '그린 슛'은 보이지만 고용 분야 개선이 뒤따르지 못해 주택시장의 '더블 딥(이중 침체)'이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전망 더 우울=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부동산 사이트 질로우닷컴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28개 주요 도시에서 주택가격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전년동기 대비 가격 하락폭이 앞서 2, 3분기보다 더 커 경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세가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물량이 쌓이고 있는 것도 집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뉴욕의 가격 하락폭은 5.1%로 3분기 3%를 훨씬 앞섰다. 시애틀과 필라델피아의 4분기 하락폭은 각각 11.9%, 8.8%로 이 역시 3분기 10.5%, 3%를 넘어섰다.
미국 각 지역별 분기별 주택가격 변동폭(출처 : 월스트리트저널)미국 각 지역별 분기별 주택가격 변동폭(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이 같은 주택가격 하락은 수요 둔화와 신용시장의 경색으로 잠재적인 주택 수요자의 수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오또 밸류에이션 그룹의 제프리 오또 사장은 “우리는 여전히 절반 정도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중”이라며 “주택 판매는 일년전 수준보다 더 안 좋으며 재고는 이전보다 훨씬 늘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불황의 그림자는 이뿐만 아니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1.6% 하락했다. 1년만의 최대 하락폭이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주택은 총 32만1000채로 이는 1963년이래 최저치였다.

미국 주택소유율도 하락세다.


작년 미국 주택의 소유율은 67%로 2004년 69%에 거의 근접했다. 소유율이 1%씩 떨어질 때마다 100만명의 주택 소유자가 소유 대신 임대로 전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수백만명의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압류나 담보대출을 갚지 못할 위기에 처했고 담보대출 금액보다 집값이 더 싼(언더워터) 집도 늘어난 때문이다.

◇매입 줄고.. 임대시장은 활기, 관망세?=주택시장이 이처럼 부진한 반면 아파트 투자는 활기를 띠고 있다.

수백만 가구들이 주택을 소유하는 것에서 임대하는 것으로 거주 행태를 바꾸면서 아파트 빌딩의 가치는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아파트 빌딩의 가치는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중순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같은 아파트 가격 상승은 은행과 상업용 부동산 등으로 수십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대출자에게 이익이다.

부동산 회사인 카커스 앤 밀리챕에 따르면 2006~2009년 27%나 떨어졌던 아파트의 가격은 2010년 16%나 상승했다.

아파트 가격의 재기는 2009년말부터 뉴욕시, 워싱턴DC 등지에서 처음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보스턴, 볼티모어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담보대출 압류 물건이 막대했던 라스베이거스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이 눈에 띄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라스베이거스의 크로익스 타운하우스의 가격은 한채당 14만3000달러를 기록, 전국 평균치를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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