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사태, 車업계 '봄날 갔다' 시그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김보형 기자 2011.01.3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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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정치불안 신흥국 공통된 리스크… 사태 확산시 '타격'

이집트 사태 격화로 신흥시장 교역의 첨병인 자동차 수출이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이집트 사태의 주요 원인인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박과 정치 불안은 비단 이집트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흥시장 전체가 해당하는 경제 리스크다. 이 때문에 이집트 사태와 유사한 사례가 신흥시장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은 물론 수출 전선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 차 수출 타격시 무역 전체 흔들린다=신흥시장 리스크와 관련, 특히 자동차 업계에 이목이 집중되는 까닭은 이들 지역에 대한 전체 수출에서 완성차와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 수출에서 완성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7.6%였다. 러시아와 브라질 수출에 대한 완성차 비중도 각각 26.8%, 27.2%였다. 전체 수출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지생산이 대부분인 중국과 인도로의 완성차 수출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에 대한 부품 수출 비중은 각각 전체 교역량의 3.2%, 11.6%로 무시 못할 수준이다. 신흥시장 리스크로 자동차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경우 국가 전체 무역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인플레·정치불안이 최대 리스크=전문가들은 우선 단기적으로 신흥시장 인플레이션 압박이 국내 자동차 업계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물가 진정을 위해 신흥시장 각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수요 위축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금리 상승에 따른 자동차 할부금리 인상도 자동차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남아 있다.

소요사태가 발생한 이집트의 물가상승률은 12월 기준으로 전년대비 무려 10.3% 수준이다. 같은 기간 러시아와 브라질, 중국의 물가 상승폭 역시 각기 8.8%, 5.9%, 4.6%로 정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신흥시장 정치 불안은 자동차 수출을 위협할 장기적 악재로 거론된다. 하병기 산업연구원 산업경제실 실장은 "장기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정치 불안에 따른 신흥시장의 전반적 성장 둔화와 수요 위축"이라며 "이번 이집트 사태에서도 인플레 압박은 그동안의 정치 불안을 밖으로 표출시킨 방아쇠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이미 예상된 부분"=이에 따라 지난해 신흥시장 수출을 버팀목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구가한 국내 차 업계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신흥시장 판매는 각각 22.5%, 44.3% 늘어났으며 GM대우와 르노삼성의 신흥시장 수출도 60% 이상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신흥시장 리스크가 커질 경우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판매 증가세를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인플레 압박과 정치 불안 등 신흥시장 리스크는 이미 올해 수출전망에 반영돼 기존 판매전략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는 올해 수출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보수적으로 설정해둔 상태다. 현대차 (244,000원 ▼3,000 -1.21%)는 중국 판매 증가폭 둔화에 대비해 고수익 차종 판매 확장에 따른 질적 향상을 선언했으며 기아차는 기타시장 판매 증가폭을 전년에 못 미치는 8%로 제시했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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