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치킨게임의 승자들'…아직 배고프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이익률 20%대 후반…올해도 공격적 투자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전세계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서로 마주보고 달리는 자동차 담력 시험경주)에서 우위를 점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지난해 업계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28일 지난해 매출 37조 6400억원에 영업이익 10조 1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고, 하이닉스 는 전일 12조 990억원의 매출에 3조 273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각각 영업이익률은 26.9%와 27.1%다. 3분기와 4분기 D램 가격 하락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2010년을 화려하게 마감했다.

경쟁업체인 일본 엘피다와 미국 마이크론 등 4위권 내 기업들과 대만 기업들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성적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D램 세계 3위인 엘피다는 지난 1~3분기 누적 4730억엔의 매출과 1050억엔의 영업이익을 내 이익률 22.3%를 기록 중이며, 미국 마이크론(2010 회계연도 2009년 9월~2010년 8월)은 89억 9400만달러의 매출에 17억 78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려 이익률 19.8%다.

선발주자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상을 보면 큰 차이가 난다. 지난 4분기에 주력 D램 가격이 1달러를 밑돌아 0.9달러도 깨지면서 반도체 업계에는 이 시기가 시련기였다. 이 점을 감안하면 지난 4분기(2010년 10~12월)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엘피다와 마이크론의 영업이익률은 4분기 실적이 더해지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결산을 완료한 대만의 난야나 이노테라의 경우 118억 5300만타이완달러와 91억 6400만 타이완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후발주자들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하이닉스는 올해도 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에 10조 3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에는 지난해 9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 5조 8000억원을 투자키로 했고, 했다. 시스템LSI는 전년보다 1조 2000억원이 늘어난 4조 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체 집행금액 12조 700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전세계 반도체 기업 투자 규모 중 톱클래스에 드는 투자다.

하이닉스도 올해 3조 4000억원을 투자해 20나노대 D램 개발과 낸드플래시 양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킨게임 이후 재편된 대만 D램 업체들의 위기 속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의 양대산맥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