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2회 실시는 왜 유보됐을까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11.01.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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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26일 발표한 '2014학년도 수는 개편방안'의 핵심은 국·영·수 수준별 출제, 교과 중심의 출제, 탐구 선택과목 수 축소, 연2회 실시 유보 등으로 요약된다.

교과부는 당초 수험생의 시험 부담을 크게 덜기 위해 탐구영역 시험과목 수를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었으나 현행 수업 상황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절충안'을 택했다.



◇"수험생 부담 커진다" 지적 수용 = 대입선진화연구회는 지난해 8월 수능 체제개편안으로 연 2회 실시 방안을 내놨다. 질병이나 사고, 시험당일 실수 등으로 1년을 다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막자는 취지였다.

수능이 최초 도입된 1994학년도에 시행된 연 2회 실시가 부작용이 컸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연구회는 11월에 15일 간격으로 두 번 치르고 표준점수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교과부도 이같은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공청회 등 여론 수렴 과정에서 수능 연 2회 실시가 오히려 수험생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입전형에서 수능 비중이 낮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수험생 대부분이 2회 모두 응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교과부는 대입전형에서 수능 비중이 약화되는 등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연 1회 실시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연 2회 실시안이 폐기된 것은 아니다. 여건이 마련될 경우 그 때가서 다시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국·영·수 수준별 출제 어떻게? = 국·영·수 수준별 출제도 이번 개편안의 핵심 중 하나다. 현재는 언어, 수리 가·나, 외국어 영역으로 출제되고 있지만 2013년 수능에서는 국어 A·B, 수학A·B, 영어A·B로 출제된다.


교과부가 수준별 출제를 제시한 이유는 예체능계와 특성화고 등 일부 수험생의 경우 필요 이상으로 어려운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A형은 현행 수능보다 쉽게, B형은 현행 수능 수준으로 출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교과부는 대학들이 국어·영어·수학 모두 B형을 요구하는 일을 막기 위해 B형의 경우 최대 2과목까지만 응시 가능토록 제한키로 했다. 제한이 없으면 국·영·수 모두 B형을 선택하는 경우도 발생해 '수험생 부담 완화'라는 개편안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개별 대학마다 요구하는 수능 과목이 다르겠지만 통상적으로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국어B, 수학A, 영어A또는B가 주로 선택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공계열은 국어A, 수학B, 영어A또는B, 예체능계열과 특성화고 전형은 국·영·수 모두 A가 채택될 것이란 게 교과부의 전망이다.

◇탐구영역 과목수 축소는 '절충안'으로 = 대입선진화연구회는 시안 발표 당시 과목간 유사성 등을 고려해 사회탐구는 기존 11개 과목에서 6개 과목으로, 과학탐구는 8개 과목에서 4개 과목으로 각각 통합해 수험생이 각 1과목만을 선택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각 과목 교사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사회·과학탐구 선택과목 수를 현행 최대 3과목에서 최대 2과목으로 줄이는 '절충안'을 택했다. 이에 따라 사회탐구의 경우 10과목 중 2과목, 과학탐구는 8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탐구영역의 경우 2010학년도까지만 해도 최대 4과목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었지만 올해 3과목으로 줄었고, 2014학년도에는 다시 2과목 선택으로 줄어들게 됐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탐구과목 통합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학생들의 선택권 제한 문제도 제기됐다"며 "교사들이 통합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등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국어·영어 '범교과 출제' 탈피…왜? = 국어·영어의 범교과 출제 경향 탈피도 이번 개편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교과부는 기존 언어·외국어 영역의 범교과적 출제가 학교수업만으로 시험을 준비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교과 중심의 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런 취지를 반영해 수능 과목의 명칭도 언어영역을 국어로, 수리영역을 수학으로, 외국어영역을 영어로 바꿨다. 문항 수도 현행 50개가 너무 많다고 보고 5~10개 정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어의 경우 듣기평가(5문항)가 지필평가로 대체된다.

이 장관은 "수험생의 시험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 이번 개편안의 핵심"이라며 "수능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괴리가 큰 부분을 완화해 학교수업만으로도 수능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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