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LG電 살아나는데 동생들은 "아직도"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1.01.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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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電 스마트폰 회복…디스플레이는 태블릿PC 되려 '악재'

지난해 실적부진에 시달렸던 '맏형' LG전자 (91,500원 ▼1,400 -1.51%)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 (10,380원 ▼160 -1.52%), LG이노텍 (223,500원 ▲1,500 +0.68%) 동생들은 여전히 뚜렷한 회복세를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스마트폰 후발주자로 고난을 겪었던 LG전자의 회복을 점치는 전망이 부쩍 늘고 있다. 스마트폰 라인업이 강화되면서 실적이 바닥을 다졌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24일 LG전자 (91,500원 ▼1,400 -1.51%)에 대해 "4분기 재고자산 감소가 확인되면 올해 1분기 분기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이라며 "1분기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은 -6%에 머물겠지만 스마트폰 후속모델과 생활가전부문 실적기여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올해 중으로 전 사업부문이 살아나기는 어렵겠지만 스마트폰을 필두로 점차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UBS증권은 최근 LG전자 (91,500원 ▼1,400 -1.51%)의 모바일, TV 신제품 품질개선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종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종전 8만2000원으로 12만6000원으로 높였다.

UBS는 "스마트폰 라인업 확충으로 점진적인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스마트TV, 3D TV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제품믹스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실적개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LG전자와 달리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는 회복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TB투자증권은 24일 LG디스플레이 (10,380원 ▼160 -1.52%)에 대해 "LCD 패널값이 예상보다 더 하락하고 있고 신규 생산라인 투자로 패널값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목표주가 3만7000원에 중립의견을 제시했다.

민천홍 KTB증권 연구원은 "태블릿PC 등의 고성장은 예상되지만 LCD수요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선발업체의 신규 라인 가동과 후발업체의 진입으로 공급 과잉이 계속돼 LCD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보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1일 LG이노텍 (223,500원 ▲1,500 +0.68%)에 대해 발광다이오드(LED)와 인쇄회로기판(PCB) 판매약세로 4분기 실적부진이 우려된다며 투자의견 '매도'를 유지했다.

골드만은 "4분기 매출액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하겠지만 LED 가격하락과 낮은 가동률도 404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낳을 것"이라며 "LED 수익성이 기대보다 낮았던 데다 PCB 재구성(restructuring) 비용부담으로 지난해와 올해 주당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24%, 69% 하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도 24일 LG이노텍 (223,500원 ▲1,500 +0.68%)에 대해 실적 모멘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하회'를 유지한 채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18% 하향 조정했다.

메릴린치는 "발광다이오드(LED) 공급과잉과 비LED 제품 마진압력으로 올해 실적모멘텀이 예상보다 약화될 것"이라며 "LG그룹 전속시장(captive market) 내 단가인하 압력도 부정적인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메릴린치는 "회사측은 지난 4분기 실적이 바닥권을 통과하면서 올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1월 LED팹 가동률이 40%를 밑돌고 전속시장 마진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강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LCD 패널을 필두로 디스플레이 가격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데다 스마트폰, 태블릿PC 판매호조가 패널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까지 겹쳤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판매가 강세를 보이면 LCD TV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어 LCD패널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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