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100만원, 인텔→소니→애플 '릴레이' 작품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기성훈 기자 2011.01.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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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사업 '진화'따라 경쟁사 변화...'비교대상' 변화맞춰 주가도 한단계씩 상승

10년여전 삼성전자의 경쟁회사를 물으면 '인텔'이라는 답이 나왔다.
TV 등 가전제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 최근 몇년간은 '소니'가 경쟁상대였다. 주가 100만원 시대가 열린 지금 삼성전자의 라이벌 자리는 애플이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까지 오르게 된 데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텔-소니-애플로 이어지는 삼성전자의 릴레이 경쟁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반도체 위주의 부품 산업 중심에서 세트와 부품의 조화를 이루는 사업구조를 갖추게 된 게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75,900원 ▼2,400 -3.07%)의 주가는 크게 세 단계의 재평가 과정을 거치며 100만원 시대로 접어들었다.

주가가 30만원 아래에서 움직이던 1995~2000년, 30~70만원 사이에서 움직인 2001~2010년 그리고 100만원 시대를 연 2011년이 그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전날보다 3만1000원(3.2%) 상승한 100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원 고지에 들어섰다.

우선 첫 단계인 1995~2000년은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등 부품 위주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던 시기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경쟁사였다.

이 시기에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의 수급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졌다.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 경영이라는 평가도 나왔었다.


두번째 단계인 2001~2010년까지는 휴대전화와 TV 등 세트 사업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에 가세하며 실적에 반영되던 시기다.

부품사업 쪽에서는 삼성전자 특유의 기술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치킨 게임'을 펼쳐 글로벌 부품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해나간 시기다.

동시에 휴대전화가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고 휴대전화의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TV시장도 선두권에 올라간 시기다.

임홍빈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1년부터 삼성전자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며 "당시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세계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많았지만 과감한 투자결정을 바탕으로 결국 휴대전화 세계 시장 재패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세번째 시기는 애플과의 경쟁이 본격화된 2010년 이후의 시기다. 주가가 100만원 돌파를 위해 본격적으로 상승하던 시가와 겹친다.

그간의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패널 등 부품과 휴대전화와 TV 등의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시기라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경쟁을 통해 삼성앱스토어나 독자적 운영체제인 '바다' 등을 통해 플랫폼 사업으로 방향을 이끌어나가는 시기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더 많이 쫓아왔다"며 "향후 스마트 가전으로 시장의 추세가 넘어갈 경우 기존 TV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더욱 유리하다"고 말했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이제 애플과 본격적인 게임을 할 수 있는 근처까지 왔다"며 "올해는 그동안 스마트폰 시대에 국내 업체들이 소외돼 왔던 것에 반전을 가하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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