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한풀 꺾였나 "방심이 더 위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1.01.17 15:13
글자크기

의심신고 감소 추세… 방역당국 "여전히 우려스러운 상황"

지난해 11월말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17일로 50일째를 맞았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의심신고건수가 줄어들면서 진정 단계에 접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지만 방역당국은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잠잠해지는 게 아니냐는 인식이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1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곳은 6개 시·도, 51개 시·군으로 살처분·매몰 대상 가축은 4155개 농가, 198만6987두로 200만두에 육박한다. 이중 167개 농가, 26만두가 아직 매몰되지 않아 87%의 진행률을 기록 중이다. 살처분 보상금, 예방접종 등 구제역으로 인한 정부 지출만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구제역 한풀 꺾였나 "방심이 더 위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신고건수는 줄어들고 있다. 올해 첫 주 38건(양성 30건)이었던 의심신고 건수는 지난주 13건(양성 8건)으로 감소했다. 지난 16일에는 한건의 신고도 없었다.

신고건수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방역 당국은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 구제역 추가 확산은 막고 있지만 이미 발생한 지역 내에서 추가로 계속 발생하고 있고 '한풀 꺾였다'는 오해가 재확산 빌미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잠잠해지는 게 아니냐고 예단할 수 있는데 이미 발생한 지역에서 신고가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농가가 자포자기 하면서 방역의식이 헤이해질 우려가 있어 그런 지역은 다시 점검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돼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돼지는 종돈(씨돼지)과 모돈(어미돼지)을 중심으로 백신접종이 이뤄지고 있고 돼지 사육 농가가 집중된 이천, 여주, 안성 지역의 발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3개 군만 10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고 이천은 상수도 보호구역이어서 매몰지 확보가 어려워 매몰 속도가 더디다"며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일단 이달 말까지 백신을 1200만두 확보키로 하고 이 정도면 매몰 두수를 감안해 소와 돼지는 모두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을 대량으로 보유한 나라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지만 확보시기를 최대한 단축해 설전까지는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AI)는 현재 58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돼 이 가운데 26건이 양성으로 판정됐다. 17건은 음성, 나머지 15건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살처분 및 매몰 규모는 161개 농가에 357만2187수로 이중 301만3187수의 매몰이 완료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는 영암, 나주에서 많이 발생했고 살처분 확대 후 이상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