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너무 많은 옵션 "선택권 보장 vs 상술"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2011.01.1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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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 옵션 선택하려니 차급 올려야…옵션만 600만원

↑뉴 그랜저 ↑뉴 그랜저


"2.4모델로 계약하려하니 3.0모델의 옵션이 좋아 보이고, 같은 3.0모델의 옵션들도 윗 단계로 갈수록 매력적이라 선택하기가 쉽지 않네요"(직장인 박모씨)

"3가지 트림으로 구성된 3.0모델의 옵션구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격이 비쌀수록 고급옵션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요즘 웬만한 수입차나 중대형급 차라면 기본으로 적용될만한 옵션들이 한두 가지씩 꼭 섞여있어 뭘 선택해야 될지 모르겠다"(대학생 김모씨)



신형 그랜저의 사전계약을 마친 고객들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주 그랜저의 가격과 옵션 등이 발표되면서 어떤 차급을 선택해야 될지 난감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옵션의 구분이 모호해 저렴한 차를 사고 싶어도 옵션 한두 가지 때문에 고급모델을 선택하게 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현대차 (246,500원 ▲1,500 +0.61%)는 신형 그랜저의 가격에 대해 3112만~3901만원(기본가)으로 공식 발표했다. 주요 선택옵션으로는 썬루프(125만원), 내비게이션(패키지포함, 100만~265만원), 컨비니언스팩(주차조향보조시스템+전자식 파킹브레이크, 70만원), 어드밴스드 스마트크루즈 컨트롤(16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선택옵션만 다 합쳐도 600만원이 넘는다.



직장인 박 모씨는 "요즘 웬만한 수입차라면 기본으로 적용한 '제논 HID램프'와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적용하려면 3670만원짜리 3.0 노블급 이상을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운전자세 메모리시스템도 최고가 사양인 로얄(3901만원)급에만 기본 적용돼 있어 이를 선택하려면 최고가를 지불해야한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사전계약자인 손 모씨는 "지난 2005년 그랜저TG가 나올 때랑 지금은 5년이 지난 시기인만큼 기본 옵션을 정할 때도 시대에 맞게 정해야 되는데 신형 그랜저 역시 5년전 가격표와 옵션구조가 비슷해 몇 가지 옵션으로 높은 가격대 모델을 선택하게끔 상술을 부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대학생 김 모씨도 "수입차와 일일이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국산차를 사려는 고객들의 고질적인 불만이 옵션문제"이라며 "중소형 차급도 아니고 고급차의 이미지를 대변하고 있는 그랜저도 차종마다 옵션이 너무 복잡해 차를 선택하고 나서도 찝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격이 좀 단순해지더라도 최소한 그랜저급 이상 고급차종은 단일 옵션 위주로 수입되고 있는 수입차와 같이 웬만한 옵션을 하나로 묶어주면 소비자들이 고민을 덜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두현 키움증권 자동차담당 연구원은 "옵션에 대한 문제는 개인적으로만 접근할 수 없는 문제"라며 "풀옵션 위주의 수입차들도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기회를 박탈하게 한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차가 그랜저의 옵션을 세분화한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동차사 입장에선 어느 정도 일률적인 옵션기준이 있어야 대량생산을 하기 수월하기 때문에 개별적인 취향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 현대차 딜러는 "옵션을 일일이 따지는 개인고객들도 있지만 단순 저렴한 가격대와 옵션을 선택하는 렌트카 업체 등 법인고객들도 상당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기준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본 계약에 들어간 그랜저는 17일 1호차 전달식을 가졌지만, 본격적인 고객출고는 오는 19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소비자들은 3.0프라임과 3.0노블을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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