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롯데그룹, 외표채 발행시장 주도

더벨 조화진 기자 2011.01.0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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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더벨 리그테이블/DCM]호남석유·SK에너지 등 대형 딜, 대우증권 품에

더벨|이 기사는 01월03일(06: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우증권이 지난 해 외화표시채권 발행부문 대표 주관과 인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이후 3년만의 탈환이다. 지난해 선두였던 신한금융투자는 5위로 밀렸다.



여전사 줄고 일반기업 늘어...엔화채는 한 건

2010년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올 해 16건, 총 8227억 원의 국내 외표채를 인수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18.22%다. 발행 규모가 큰 한국수력원자력·SK에너지 등의 채권을 인수한 결과다.



한국수력원자력과 SK에너지는 2억 달러씩 총 4억 달러(약 4600억 원)를 발행했다. 대우증권은 두 건 모두 대표주관을 맡아 2000억 원 정도를 인수해 3분기까지 산업은행이 쥐고 있던 1위 바통을 넘겨받았다.

4분기에 여전사 물량이 줄면서 산업은행이 3위로 밀렸다. 4분기에 발행된 여전채는 신한캐피탈 2건, 산은캐피탈 2건, 롯데카드 1건이다.

이제원 한국투자증권 인수금융1부장은 "여전사가 발행을 하고 싶어도 투자자 모집이 어려웠다"라며 "일반 기업의 외표채 발행이 늘면서 투자자들이 여전사를 외면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1위 신한금융투자는 5위로 떨어졌다. 엔화채 발행이 LG디스플레이(원화 1360억 원 상당) 한 건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가뭄이었던 영향이 컸다.

한 시장 관계자는 "2009년 외표채 시장은 롯데그룹이 발행을 주도했고 대부분 엔화표시 채권 이었다"며 "롯데그룹이 엔화보다 달러화 비중을 크게 높이자 일본 시장에 강한 신한금융투자의 활약이 미약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엔화채 발행이 준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국내에 달러 유동성이 매우 좋아 굳이 엔화 조달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저금리 엔화자금의 국내 유입도 크게 줄었다.

나종오 한국투자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게다가 일본계 은행들의 경쟁으로 수수료가 하락하면서 엔화채 발행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도 메리트가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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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1위를 차지한 대우증권만큼이나 돋보였다. 전년 7위에서 다섯 계단이나 뛰었고 대표주관 건수는 대우증권보다 많았다.

2009년 인력 이탈로 크게 약화됐던 영업력이 내부 인력의 성장으로 복원됐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설명이다. 그간 좋은 관계를 유지한 기업들이 원화채에서 외표채로 선회한 것도 순위 상승의 중요한 요인이다.KB투자증권도 비슷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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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은 처음으로 외표채 인수에 나섰다. 이트레이드증권은 LS전선의 외표채를 인수했다. 현대증권은 산은캐피탈이 발행한 외표채를 인수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라고 해도 외표채 투자자는 대부분 외국계 은행"이라며 "발행사와 관계 보다는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했느냐에 따라 인수 여부가 갈린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상위권에 없었다. 롯데쇼핑 채권의 주관과 인수를 맡은 다이와증권과 호남석유화학·SK루브리컨츠 채권을 인수한 HSBC증권 정도가 눈에 띄었다.

이제원 부장은 "국내 외표채 발행의 수수료가 낮은 수준이어서 외국계 증권사들은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대 이슈어는 호남석화...BBB+ 등급 기업도 발행해

외표채 발행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활발했다. 3분기에는 최근 2년 동안 최대 발행규모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그보다 45억 원 정도 더 늘어난 1629억 원의 외표채가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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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발행사는 호남석유화학이다. 호남석화는 말레이시아 석유화학업체 타이탄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3억5000만 달러의 외표채를 발행했다. 그 외 GS칼텍스, SK에너지, 삼성물산 등 외화 자금 수요가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행이 이어졌다.

4분기에는 주로 원화채를 발행하던 대림코퍼레이션이 처음으로 외표채 발행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무역이 중심인 업무 특성상 외화 소요가 많다"며 "외화로 발행하는 것이 금리 면에서 더 유리해 굳이 원화채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외표채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BBB+ 등급 발행사도 있었다. 현대중공업과 KCC의 합작법인인 KAM과 비앤지스틸이다.

증권사 인수 담당자는 "KAM은 BBB+ 등급이지만 현대중공업과 KCC의 합작법인이기 때문에 발행할 수 있었다"라며 "비앤지스틸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이기 때문에 낮은 등급이지만 투자자가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도 역시 BBB+급이지만 사정이 다르다. 채권은행협의회와 맺은 자율협약 이행을 위해 외표채를 발행했다. 발행을 통해 차입금 만기를 1년 연장했다.

그룹별로는 롯데그룹이 외표채를 가장 많이 발행했다. 호남석유화학, 롯데쇼핑, 롯데알미늄, 롯데칠성음료이 그룹의 성장 전략에 맞춰 자금 조달에 나섰다.

하반기 외표채 발행이 많았던 결정적인 요인으로 CRS금리의 하락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김종우 대우증권 DCM 1부 부장은 "달러를 빌리는 비용인 CRS금리가 정상금리보다 하락해 국고채 금리와 차이가 벌어지면서 발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외화 자금수요가 내년에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지금처럼 CRS 금리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가 유지된다면 발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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