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할 이유없다" 천정배파문 2라운드

(종합)여야 지도부 '천정배 성토전' vs '천정배 지키기' 나서

'천정배 막말' 파문이 점입가경이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전면전을 선포했다. 청와대·한나라당이 정계은퇴·대국민사과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자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맞불을 놨다.

천 최고위원은 29일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이 먼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당시 내 발언의 본질을 봐야지 그게 무슨 패륜이냐. 정계은퇴 하라고 하기 전에 자신들의 책임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분노한 민심을 대변했을 뿐이란 논리다. 지난 26일 이명박독재심판경기지역결의대회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지칭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지 않은 점도 자신감의 근거다. '이명박정권을 죽이자'고 한 것이지 '이명박 대통령을 죽이자'고 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는 당시 "친(親)서민 다 죽이는 이명박정권, 말이라도 잘하지…헛소리 개그하면 여러분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응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끌어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숙해야 할 민주당과 천 최고위원의 무책임한 변명에 거듭 놀랐다"며 "이는 국격을 훼손하고 본인의 인격을 부정하는 악행"이라고 성토했다.

이해봉 의원은 "시정잡배나 할 일", "정치권에 함께 몸 담은 게 부끄럽다"고 질타했다. 이윤성 의원은 "조폭스러운 발언이었다"며 거듭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정치인의 발언은 금도와 품위가 있어야 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막말을 하는 풍토는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도 지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왜 이렇게 소란을 떠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여당은 국민 앞에서 금도를 지켜야 한다"고 받아쳤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정부·여당이 자신들의 실언을 덮으려고 공세를 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자연산' 발언 파문을 희석시키려고 천 최고위원의 말꼬리를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춘석 대변인도 "천 최고위원은 이명박정권에 정치적 사망선고를 해야 한다고 발언했을 뿐"이라며 "한나라당은 이를 개인적인 보복 차원의 문제로 무리하게 끌고 가려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