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국내에선 안만든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0.12.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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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백신은 전량 수입…구제역 수혜주 꼽기 힘들어

↑ 구제역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5일 경기 고양시 성사동의 한 젖소 농가에서 수의과학검역원 수의사가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고양(경기)=사진공동취재단↑ 구제역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5일 경기 고양시 성사동의 한 젖소 농가에서 수의과학검역원 수의사가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고양(경기)=사진공동취재단


국내에서 구제역 발병 이후 일부 동물백신 관련주들이 구제역관련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기업 중 구제역백신 수혜주를 꼽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재 국내에서는 구제역과 관련한 백신과 치료제의 생산·개발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구제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업체가 전무하데 따른 것이다. 구제역 백신과 치료제 생산과 개발을 법적으로 금지한 이유는 백신개발을 위해서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들여와 이를 기초로 제품을 생산해야 해 백신개발이 오히려 구제역을 끌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제역의 확산이 계속됨에 따라 방역 당국은 28일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경기 양주, 포천에서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백신 접종이 실시된 지역은 경북 안동 예천, 경기 파주 고양 연천 이천 여주 양평 등 8곳이다.

구제역이 충청권 아래로 확산될 경우 마지막 수단인 백신접종 대상이 전국으로 넓혀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당국에서 결정한 예방 백신 접종은 기존에 수입한 비축분과 향후 수입할 분량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제역은 국제 수역사무국(OIE)에서도 지정한 가축전염병 가운데 가장 위험한 A급 바이러스성 전염병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제조 자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현재 30만두 분량의 구제역 예방백신 완제품을 비축해놓고 있고 120만마리 분량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김현욱 흥국증권 연구원은 "구제역 백신은 이미 구제역이 퍼진 나라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구제역이 크게 퍼진 사례가 없어 구제역 백신 생산이 전면 금지돼 왔다"고 설명했다.

구제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국내 업체는 사실상 없기 때문에 관련 수혜주를 꼽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동물관련 백신을 생산하는 중앙백신 (10,810원 ▼100 -0.92%)의 장봉혁 경영관리팀장은 "구제역 관련해서 제조나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매출이 추가로 발생할 여지가 없다"며 "기존 동물용백신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동물의 면역을 높여주는 제품을 생산하는 일부 업체들은 일정 부분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중앙백신, 제일바이오 (2,080원 ▼230 -9.96%), 대한뉴팜 (8,220원 ▲160 +1.99%), 이-글벳 (5,180원 ▼160 -3.00%)은 동물백신과 항균제, 항생제 등을 만드는 회사들이다.

씨티씨바이오 (8,050원 ▲90 +1.13%), 진바이오텍 (3,930원 ▼35 -0.88%), 이지바이오 (3,190원 ▲30 +0.95%)는 동물의 영양분을 제공하고 병원균을 억제하는 사료첨가제를 생산하고 있다.

한편, 구제역(口蹄疫)은 발굽이 두 개인 우제류 동물(소, 돼지, 염소 등)에서만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높고 현재로서는 치료법이 없다. 구제역에 걸린 가축은 가축전염 예방법에 따라 모두 도살·매립 및 소각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구제역은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가축질병인데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예방백신을 맞은 쇠고기를 먹어도 무해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이번 백신 접종으로 우리나라는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받는데 어렵게 됐다. 통상 구제역을 백신사용 없이 퇴치하면 3개월이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해 외국으로 돼지고기, 소고기 등 축산물을 수출할 수 있다. 하지만 예방백신을 사용하면 청정국 지위획득에 최소 1년 이상 소요되고 절차도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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