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천연가스 자산 매물 급증 '10년 최대'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0.12.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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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등 핵심사업 집중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 中매입 활발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이 자산을 대량 매각하며 전 세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원유, 천연가스 자산이 2년 새 대폭 늘어났다.

에너지 리서치 업체 데릭 페트롤리엄 서비스가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전 세계 원유, 천연가스 자산은 9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올초 대비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올해 초와 지난해 중반 시장에 나왔던 매물 규모는 각각 460억 달러, 2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지난 3달간 체결된 거래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장에 900억 이상의 매물이 남아있다는 것은 최근의 에너지 자산 매각 열풍을 방증한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10년 간 이렇게 매물이 많이 나온 적이 없었다"며 "최근 자산 매물 규모는 지난 3년간 업계 평균인 300~400억 달러를 크게 웃돈다"고 전했다.



지난 2년 간 매물이 급격하게 쏟아져 나온 이유는 거대 에너지 기업들이 유전, 광구 등 비 핵심 사업의 자산을 매각한 자금으로 유전 개발, 탐사, 생산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로얄더치셸이 나이지리아 자산을 매각했으며 브리티시패트롤리엄(BP), 엑손모빌은 북해 유전을 매각했다. 특히 BP는 멕시코 걸프만 기름유출 처리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이미 220억 달러 어치의 자산을 매각했다.

원유, 천연가스 업체들은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투자 수익을 개선해야 한다는 압력에 처해있었다. 투자자들은 지난 몇 년간 이들 업체의 투자 수익이 자본금 증가보다 배당금이나 주식환매(바이백)에서 왔다는 점을 이유로 에너지 업계를 유틸리티 업체에 비교해 왔다.


올해 내내 배럴당 70~85달러 사이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을 형성했던 유가도 기업들의 인수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시장에 이미 많은 매물이 나와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자금이 자산보다 많은 상태이기 때문에 자산 매각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의 국영 에너지 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자산을 매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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