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엔 주식 비중 높여 토끼처럼 발빠르게"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10.12.28 10:11
글자크기

[머니위크 커버]두마리 토끼잡기/ 은행PB들이 권하는 재테크아웃트라인

"매수(買收)는 소녀처럼, 매도(賣渡)는 토끼처럼!"

증권가에 도는 투자격언 중 하나다. 상승장의 희망을 품은 신묘년 새해에는 더욱 그러하다. "토끼처럼 날쌘 움직임으로 부(富)를 거머쥐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새해 부자되세요"라는 덕담이 실현될 수 있도록 2011년 알토란같은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대표 프라이빗뱅커(PB)의 조언을 들었다. 국내외 재테크 환경을 고려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도 소개한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토끼 걸음으로 발빠르게 움직여라"

"2010년이 '호시우보'(虎視牛步)의 해였다면 2011년은 '호시토(兎)보'의 해다."



지난 1년이 호랑이처럼 예리한 관찰력과 소처럼 신중한 행보가 요구되는 해였다면, 새해는 호랑이처럼 예리한 관찰력으로 바라보되 토끼처럼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한 시기다. 2010년보다는 새해가 조금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11년은 대체로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 사이클이 예상된다. 그러나 상반기 '저'는 하반기에 비해서 낮다는 것이지 올해보다는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새해에는 연초부터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우선 금리는 연내 2~3회에 걸쳐 0.25%포인트씩 상승하는 제한적인 인상이 예상된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인상된다고 해도 이러한 인상분이 시중금리에 고스란히 반영되기는 어렵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이미 반영돼있기 때문이다.


예금 금리는 올해보다는 다소 높은 연 4%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연 4%를 크게 초과하는 금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또한 급격한 인플레이션(inflation)이 오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러한 저금리기조는 쉽게 바뀌기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더 높은 금리를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4%안팎의 예금 상품이 있으면 가입하는 게 좋다. 새해 물가상승률이 3% 수준이라면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는 피할 수 있는 셈이다. 대신 과거처럼 자금의 많은 부분을 예금으로 해선 만족할 만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예금 비중을 다소 축소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대신 주식(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안이 권장된다. 새해 국내 증권사들이 바라보는 코스피지수는 대략 2400포인트까지 상승 여력이 점쳐진다. 연초 2000선에서 대략 20%가량 오르는 셈이다. 주식에 투자할 경우 정기예금에 비해 평균적으로 5배 정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만일 새해의 3대 변수로 꼽히는 미국 경기 회복 문제와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정책이 무난하게 넘어간다면 주가는 2400보다 더 올라갈 수도 있다. 크게 바라볼 때 2011년 증시는 횡보 속 상승국면이란 2010년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상승의 기울기는 전년보다 가파를 것이다. 이러한 때에는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는 주가연계예금(ELD)·주가연계증권(ELS) 등 대안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한다면 주가연계상품은 크게 매력이 없지만, 횡보하면서 상승할 때는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펀드는 주가지수의 변동에 따라 투자비율을 조정하는 스마트펀드가 2010년에 이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 장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분할매수펀드, 목표전환형펀드 등이 상반기 유망펀드로 꼽힌다.



2010년 말 1150선 안팎으로 오르내린 원/달러 환율은 2011년 말에는 1050선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하면 원화 강세가 예상된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정책으로 인해 상반기부터 막대한 달러가 풀리게 되고, 더블딥(Double Dip·경기침체 이후 일시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다가 다시 침체되는 이중침체 현상) 우려가 없어지면 그동안 시중에 돌지 않던 돈들이 본격적으로 유통되면서 달러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시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터져 나올 때마다 달러 품귀 현상이 단기간 빚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금융위기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 달러나 금을 자산을 보호하는 우산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이상적이다. 가능성은 적지만 유럽위기가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등의 국가까지 번지거나, 북한 관련 지정학리스크가 예상 외로 심각하게 대두되면 달러나 금은 이상급등할 수 있다.

이러한 달러와 금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적립식투자로 접근하는 게 좋다. 적립식일 경우 달러나 금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위험이 적다. 위기가 오지 않아 달러나 금 가격이 끝없이 폭락하면 어떡하냐는 우려도 있지만 그러한 가능성은 극히 낮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면 달러를 회수하는 출구전략을 펼 것이고, 이에 따라 달러는 다시 오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투자자의 경우 금 투자는 금 가격과 달러의 영향을 동시에 받기 때문에 달러가 오르면 수혜를 누릴 수 있다.

금은 지난해 급등한 가격 때문에 단기 조정 받을 여지는 있지만 금에 대한 실질적 수요와 투기수요가 함께 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높고, 위기 시 이익실현하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팀장
"핵심우량주·성장형 주식으로 상승장에 올라타라"

2011년 국내시장은 물론 글로벌시장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국의 고강도 경기부양정책 지속과 이머징(신흥국)경제의 빠른 성장세 그리고 선진국 시장의 대규모 유동성자금의 이머징마켓 유입 등에 힘입어, 선진시장의 회복세는 다소 완만하겠으나 이머징시장의 성장세는 글로벌 시장의 회복세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말 국내시장의 기준금리는 3.5%선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대를 상회하고 있고 경제성장률 또한 새해에도 4%대 이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기별로는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만기 등 대내외적 악재가 해소가 예상되는 상반기에 0.25% ~0.5%수준의 상승을 보일 것이며, 본격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0.5%~0.75%정도 상승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율은 미국의 무역적자 심화 등으로 인한 달러화 약세에 따라 1000원~1070원대로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연구소를 비롯한 금융권의 리서치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새해 국내 주식시장은 1800포인트에서 2450포인트 범위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역사적 고점인 2085포인트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이러한 상승을 전망할 수 있는 이유로는 1분기 내 글로벌시장의 악재해소와 국내시장의 펀더멘털(기초 경제여건)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증시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1분기 국내시장은 중국에 이어 경기선행지수의 턴어라운드가 구체화되면서 2분기부터는 기업이익의 재상승세와 함께 이익규모가 커지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고려한 적절한 투자전략으로는 실물주식보다는 분산투자효과를 높이면서 시장상승을 반영 받을 수 있는 핵심우량주나 성장형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순수 주식형 펀드의 투자비중을 높여 나가는 전략이 유망하다.



새해 해외주식시장은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의 상승세가 뚜렷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경제의 연착륙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경기의 하락폭 축소, 제조업가동률 상승 등 경기선행지표들의 개선이 중국경제의 경기저점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세는 7~8% 정도로 과거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견조한 내수경기에 힘입어 안정적 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자산시장 버블(거품)과 인플레이션(inflation) 우려 등으로 긴축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소비자물가상승 가능성이 제한적이어서 정부당국 또한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아 안정적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물자산 시장의 전망과 투자전략을 보면 달러화를 중심으로 한 주요국들의 통화 양적 완화 정책은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서의 금이나 원자재 등의 실물자산 가치 급등을 불러올 필연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2011년 세계경제의 회복 전망은 원자재 수요·공급의 변화에서 오는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특히 신흥국의 산업구조 변화에서 오는 원자재 수요증가는 실물자산펀드 투자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금이나 은 같은 실물자산에 투자할 경우 거래비용 및 세금 등으로 그 매력이 약화된다는 점에서 환금성과 투자의 편리성 등을 고려하여 에너지와 천연자원 및 원자재 같은 기초소재의 투자비중이 높은 전용 펀드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실물자산시장 중 부동산시장은 2007년 이후 4년간의 침체국면이 마무리를 보이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 새해 부동산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거래량이 급증하는 것은 물론 매물이 감소하고 있고 일부 거래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상태에서 그동안 냉냉했던 투자심리는 호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2011년 부동산 가격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주요 이유로는 수도권지역의 공급량이 올해 30만가구에서 내년에는 19만가구, 2012년에는 11만가구로 대폭 감소함으로써 수급구조상의 급등요인이 존재하고 있고, 국내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의 본격 경기회복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금리인상이나 40대 이하 젊은층의 내집 마련에 대한 의지약화 등은 가격하락요인이 될 수 있으나 절대적 수급의 불균형과 투자심리의 회복은 침체일변도의 부동산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적절한 투자전략으로는 경기회복세와 주거용 부동산의 수급요인을 고려할 때 가격대비 안정적 고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일반 오피스텔보다는 소형 상가나 월세목적의 중소형 아파트투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라면 새해 상반기를 내집 마련 시점으로 생각하고 적절한 매입물건을 고려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