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도 잊은' 모델하우스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12.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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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연말·연초때 미분양 털자"…상반기까지 휴가 반납 직원도

크리스마스 시즌이지만 미분양아파트를 보유한 건설사들은 결코 즐겁지 못하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기업들은 크리스마스 휴일도 반납한 채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가 넘어가기 전 미분양을 한 가구라도 더 줄이기 위해서다. 모델하우스에 파견된 직원들은 올 크리스마스와 신정에 모두 일터로 출근할 계획이다.

크리스마스와 신정이 모두 주말과 겹쳤기 때문이다. 수요자들이 주로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모델하우스를 찾기 때문에 건설사와 분양대행사는 분양 상담과 계약 늘리기에 여념이 없다.
↑ 건설사·분양대행사 직원들은 올 크리스마스 휴일도 반납한 채 미분양 털기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송충현 기자 ↑ 건설사·분양대행사 직원들은 올 크리스마스 휴일도 반납한 채 미분양 털기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송충현 기자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9만9033가구로 전달(10만325가구) 대비 1.3% 줄었지만 금융위기 전(2006년 말 7만3772가구)과 비교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경우 미분양아파트 탓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달 가까이 매일 모델하우스 현장으로 출·퇴근해 온 대형건설사 박모 분양관리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휴일을 반납했다. 내년 봄이 지나기 전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선 연말·연초 대목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봄 이사철이 시작되는 내년 2월쯤이면 목표했던 물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크리스마스는 물론이고 주말이든 휴일이든 당분간 모두 반납한 채 물량 털기에만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주상복합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분양 대행 일을 하는 양모씨는 "조금만 더 팔면 분양률을 90%까지 맞출 수 있다. 크리스마스도 잊고 일을 하는 만큼 더 많은 방문객이 찾아줬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무 특성상 통상 모델하우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주말에 일하고 주중에 쉰다. 건설사에서 파견나간 분양관리팀 직원과 분양대행사 직원들이 돌아가며 하루씩 휴식을 취한다. 주중에 쉬는 대신 주말에는 전 직원이 총 동원돼 모델하우스를 운영한다.

이렇다보니 가족들의 서운함이 크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라 눈치가 보여 누구도 섣불리 휴일에 쉰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며 "아이가 주말에 같이 놀자고 조르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건설사 직원들은 조금씩이나마 미분양이 해소되고 있는 상황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률이 제로에 가까운 모델하우스는 휴일에 문을 닫기도 하지만 휴일도 잊은 채 일을 하면 한두개라도 물량을 떨칠 수 있어 차라리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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