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연구팀, 암 진단·치료 신물질 개발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0.12.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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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노바셀 등 참여…'네이처 케미스트리' 온라인판 발표

암 진단과 치료, 줄기세포 분석까지 할 수 있는 나노(10억분의 1) 크기의 호박모양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포스텍은 김기문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 WCU) 첨단재료과학부 교수와 류성호 분자생명과학부 교수, 포스텍 바이오벤처기업 노바셀 공동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속이 빈 호박모양인 화합물 '쿠커비투릴'을 이용해 세포에서 세포막 단백질만을 분리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온라인판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네이처 케미스트리'는 매월 수만 편의 화학관련 논문 중 몇 안 되는 주목할만한 연구를 소개하는 화학 계열 전문지다.



쿠커비투릴은 둥글넓적한 호박 모양을 하고 있어 호박의 학명 '쿠커비타세'를 따서 만들어진 물질이다. 내부는 텅 비어있어 페로센 등 다양한 분자나 이온을 넣을 수 있으며 위와 아래는 다양한 이온을 붙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쿠커비투릴과 페로센을 결합해 원하는 세포막단백질을 세포로부터 분리해 간단하게 회수하는데 성공한 뒤 기존 방법에 비해 분리의 효율성이 높고 원하지 않는 단백질에 의한 오염 가능성 역시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지금까지 질병 분석을 위해 세포막 단백질을 분리하는데 사용돼 온 아비딘-바이오틴 결합물에 비해 쿠커비투릴이 더 뛰어난 분석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포막 단백질은 세포마다 구성이 달라 질병의 진단뿐 아니라 부작용이 적은 치료를 가능하게 해 최근 생명공학계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세포막 단백질만을 분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아비딘-바이오틴 결합물의 경우 단백질과 결합물이 섞이기 쉽고 화학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져 정확한 결과를 얻기가 어려웠다.


이 같은 실험결과는 암 등 질병세포에만 부작용 없이 작용하는 약물 전달체나 질병 여부를 판단하는 바이오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기문 포스텍 교수는 "이번 연구는 쿠커비투릴-페로센 기반의 결합물이 생물학 기초 연구는 물론 질병 치료와 진단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첫 사례"라며 "향후 이 응용분야를 확대하는 한편 신약 개발 등을 위한 생물학과의 융합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태훈 노바셀 대표는 "막단백질의 분석은 신약개발 표적의 50%를 넘게 차지하지만 손쉽게 분석할 수 없었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활용하면 질병에서 나타나는 각기 다른 세포막 단백질 발굴의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질병의 진단 뿐 만 아니라 신약개발 타깃의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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