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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2010.12.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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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시 IT, 화학, 금융주 비중확대 전략

[MTN 시장을 여는 아침- 정경팔의 마켓프리즘]



Q1. 유럽이 여전히 문제입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 경기선행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유럽재정위기 우려 고조되며 혼조 마감되었는데요. 뉴욕증시 마감부터 팀장님께서 간단히 짚어주세요.





지난 주 마켓프리즘 방송 때 그 전 주말의 뉴욕증시 분석을 하면서 당시에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고 소비자 신뢰지수가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뉴욕증시가 초반에 약세를 보였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당시 증시 약세의 배경으로써 경제지표의 호조에 따른 펀더멘털성 달러 강세를 지목한 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역시 컨퍼런스 보드의 11월 경기선행지수가 1.1% 상승하면서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만, 지수 발표 후의 뉴욕증시는 50 여분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증시 약세의 배경은 달러 강세였습니다.



유로/달러는 유로존 부채우려를 반영하면서 1.3132 달러까지 하락했고요.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뉴욕증시가 동시에 약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후에 유로/달러 반등과 함께 뉴욕증시와 국제유가가 동반 반등했습니다. 일전에는 재정적자 우려에 따른 달러매도가 뉴욕증시의 반등을 유도했습니다만, 지난 주말에는 달러 급등에 따른 기술적 반락이 증시의 반등을 유도했습니다.

뉴욕증시가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다우지수의 경우 전일 종가 대비 하락세로 마감했고요. S&P 500의 경우는 1포인트 상승의 보합세로 마감했습니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기술주들이 예상 밖의 좋은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5포인트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결국 유로존 부채 우려가 증가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영향으로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Q2. 지난 주말에도 글로벌 달러의 강세가 증시 초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군요. 글로벌 달러 강세의 배경이 예전과 좀 달라진 것 같은데요. 어떤 것이었는지 좀 더 자세히 짚어주시겠습니까?

지난 주 방송 때는 달러 강세의 원인이 미 경제지표의 호조라고 말씀 드렸습니다만, 이번에는 유로존 부채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 강세의 주 배경이라고 하겠습니다. 소위 ‘안전자산 선호’라고 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패닉현상을 우아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유로존 상황을 바라보는 시장의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장 초반에는 독일 경제지표의 호조 때문에 유로화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무디스가 아일랜드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의 ‘Aa2’에서 ‘Baa1’으로 5단계나 하향 조정했고요, 등급 전망 역시 경제성장률이 목표 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추가 하향조정이 가능하다고 경고함으로써 유로화 약세 그리고 달러 강세가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달러화가 안전자산선호로써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는 아일랜드에 대한 IMF의 보고서 때문이었습니다. IMF는 아일랜드의 재정우려가 스페인과 그리스, 포르투갈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고요. 뿐만 아니라 영국과 미국까지도 그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유로존 부채 우려가 지역적인 이슈로 끝나지 않고 글로벌한 이슈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입니다.

미 경제지표 호조에 따라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을 때는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에는 유로존 우려와 함께 미 채권이 강세를 보이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요.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의 배경이 안전자산 선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향후 시장의 전반적인 리스크 선호도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하겠습니다.

Q3.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지난주에는 그리스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고 주말엔 아일랜드의 신용등급을 Baa1으로 5단계나 하향 조정했네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영구적 구제기구설립이 합의됐지만, 즉각적 위기대응책에 제시되지 않은 것이 영향인 듯 보이는데요. 해당국가들 국가채무현황 어떻습니까? 많이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까?

현재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그리고 스페인 상황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현재 아일랜드의 적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6% 이고요. 유로존에서는 그리스에 이어서 두 번째로 큰 규모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유럽연합으로부터 지원받는 구제금융까지 합치게 되면 아일랜드의 올해 적자는 GDP의 32%까지 치솟게 되고요. 유로존 국가 중에 최고치로 올라서게 됩니다. 이것은 유럽연합이 권고하는 제한선인 3%의 10배에 이르는 수치가 되겠습니다.

포르투갈은 유로존에서 네 번째로 큰 나라고요. 경상수지 적자는 유로존 가운데 최악의 수준입니다. 유로존의 16개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평균 1%인 반면에 포르투갈은 12.3%에 이르고 있습니다. 내년 중순에 256억 유로 규모의 차환발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만, 채권발행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경우는 내년에 국채 발행을 통해서 만기연장을 해야 하는 물량이 총 부채의 5분의 1 가량인 1천 920억 유로에 달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GDP대비 공공부채의 경우는 주변의 문제시 되고 있는 국가들보다는 가장 적고요. 그리스와 대비해서는 절반 수준인 66%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민간부문 부채가 GDP 대비 178%나 된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나 포르투갈 재정적자의 경우는 그 규모가 유로존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페인의 경우 유로존 총생산의 11.7%를 차지하면서 이 지역에서 4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페인까지 지원해야 할 경우 유럽재정안정기금이 바닥이 날 것이다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요. 스페인의 운명이 유로존과 유로화의 운명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운명은 유럽중앙은행이 유사시에 스페인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는 데요. 시장에서는 스페인이 유럽중앙은행의 지원을 받을 경우에 디폴트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내년도에 국가부도나 유럽통화동맹의 붕괴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Q4. EU정상회의가 끝났습니다. 유럽안정기구(ESM)을 2013년에 도입하는데 합의했죠. 하지만 기금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등 세부적 조치 합의는 도출되지 못했습니다. 유럽연합정상회의에서 어떤 내용 나왔나요?

유럽연합정상들은 유럽안정화 기구라는 상설기금설립이 가능하도록 리스본 조약을 개정하는데 합의했고요. 이 상설기금이 설립될 때까지 유럽재정안정 기금에 적절한 금융지원을 보장하겠다는데에 합의했습니다.

유럽재정안정 기금은 지난 5월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은 이후에 설립이 되었고요. 그 규모는 4천4백억 유로입니다. 시장에서는 이 규모로는 포르투갈의 재정적자까지는 감당할 수 있지만, 만약 스페인까지 위기가 번진다면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고요. 이 때부터 기금의 규모가 증액될 필요성에 대해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유럽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안정기금이 증액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고요. 신용평가사들이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는 상황에서 유럽정상들이 시장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세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 주말 유로화 약세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처럼 유럽정상들은 구체적인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내년 여름까지 새로운 경제감시체제를 가동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각국의 부채와 재정적자 수준을 규정한 ‘유럽 연합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의 구속력을 강화시키는데도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를 통해서 유로존 국가들의 경쟁력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유럽 정상들은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안정화 기구라는 상설 기금의 규모나 운영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고요. 이 상설 기금의 혜택을 받는 대상은 유로화를 사용하는 나라들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유럽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으로서는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고 하겠습니다.

Q5. 지난 주말 오바마 대통령은 8580억 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 연장안에 서명했습니다. 세금 감면 연장 안이 2011년도 미 연준의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8580 억 달러 규모의 감세 안은 과거 두 차례에 걸친 부양책보다도 규모 면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때 설립되었던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의 규모는 7천억 달러 수준이었고요. 작년 2월에 의회를 통과한 경기 부양책의 규모는 7870억 달러 수준입니다.

과거의 세금 감면 정책의 경우 납세자에게 돌아간 돈 중에 3분의 1 가량이 저축이나 부채를 갚는데 사용되었고요. 나머지 3분의 2만이 소비에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감세 안의 경우도 3분의 2정도만 소비에 사용될 것으로 가정해 볼 수 있겠고요. 소비 증가의 정도가 이 정도일 경우에 실업률과 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인가가 미 연준이 향후 정책을 결정하는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미 연준은 실업률이 8% 미만으로 떨어지기 위해서는 2012년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요. 최근에 나타난 물가수준 역시 미 연준의 목표치인 2% 와는 크게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 1분기의 실업률과 물가수준이 미 연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미 연준이 내년 6월까지 제2차 양적 완화를 마무리한 후에 제 3차 양적 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준금리의 경우 내년도 상당부분을 현재와 같은 최저치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현재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요. 내년 12월쯤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지난 14일 미 연준의 FOMC 성명서가 발표된 뒤에 2011년 12월 연방기금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100%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Q6. 우리증시 2000p 를 넘었지만 개인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1900p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너무 빠른 종목별 순환매로 개인들의 수익은 좋지 못한데요. 앞으로 어떤 투자전략 갖고 가는 것이 좋을까요? 이번 주 내 증시방향성 잡기 위해 관심 있게 봐야 할 지표들은 어떤건지, 팀장님께서 방향키를 제시해주세요.

지난 주말 미 오바마 대통령이 세금 감면 연장 안에 서명함으로써 이번 주에 발표될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요. 이것은 국내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을 자극할 수 있는 재료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최근 한달 간 별다른 조정 없이 국내증시가 상승했다는 것이고요. 현재 GDP 대비 시가 총액 비중이 2007년말 108%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인 117%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이 최근 달러화 강세의 성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세금 감면 연장안에 대해서 처음 합의했을 때부터 미 경제지표의 호조가 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펀더멘털 성 달러 강세를 보여왔는데요. 지난 주말 IMF가 유로존 사태가 미국이나 영국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투자자의 심리적 패닉 현상을 반영하는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 강세의 배경이 바뀌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 주 20일과 21일에 실시예정인 우리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증가시킬 수 있고요. 이러한 대내외적인 불안요소가 국내 증시의 차익실현의 명분으로 작용하면서 이번 주 증시는 박스권 내에서의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달러 강세가 더 진행된다면 유로/달러의 경우는 최저 1.26달러까지, 달러/원의 경우는 1200원까지 예상하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의 고점에 도달하는 시기는 가깝게는 이달 말, 늦게는 내년 1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시점, 특히 안전자산 선호에 의한 달러 강세 기조에서는 증시의 조정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달러화가 일단 고점을 찍은 이후에는 내년 3분기까지는 약세 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요. 증시 역시 조정 후 재도약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의 투자전략을 말씀 드린다면 이번의 증시 조정을 차익실현보다는 투자 종목의 비중을 늘려가는 계기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IT나 화학, 은행이나 조선 등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주 중심의 접근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http://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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