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 조기 추천 소문으로 '시끌'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지주 내부에서는 오는 16일 열릴 임시 이사회에서 차기 은행장이 추천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신한지주가 이사회와 함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계열사 임원 중 한사람을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하려 했다는 거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소문을 접하고 진위 파악에 나섰다.
자경위는 신한지주 이사회 산하 비공식 기구로 류 회장과 국내 사외이사 2명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지주는 은행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자경위에서 결정된 행장 후보는 바로 주총에서 의결될 수 있다. 선임까지의 절차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더구나 지난 11월 18일 은행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주회사가 감독당국에 협의 없이 바로 행장을 선임할 수 있게 됐다.
지주가 행장 선임을 미룬 것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가 늦어진 탓이란 해석이 나온다. 주초에 검찰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16일에 후임 행장을 논의하려 했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감독당국과의 사전협의가 '사후보고'로 바뀐 것을 이용해 은밀히 행장 선임을 진행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신한사태' 연루자는 부적합=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물밑 경쟁도 선임 지연 이유로 꼽힌다. 지주 안팎에선 당초 라응찬 전 회장이 평소 신임하는 임원을 후임 행장으로 적극 밀었으나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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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한지주 부장급 임원들과 신한출신 OB들이 각기 다른 행장 후보를 류 회장과 라 전 회장 등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열린 자회사 사장단 회의(수요 정례 CEO 미팅)에서도 류 회장이 떠난 뒤 사장들은 후임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일부 후보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행장 후보로는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서진원 신한생명 사장을 비롯해 권점주 신한은행 수석부행장, 위성호 신한지주 부사장 등 계열사 사장과 은행 임원들이 오르내린다.
후임 행장 자격을 두고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직간접적으로든 '신한사태'와 연루된 인물은 안 된다는 기류가 매우 강하다. 사태를 주도했거나 어느 한쪽에 치우친 사람을 기용하면 조직 안정과 화합이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당장 신한은행 노조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후임 행장은 중립적인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류 회장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는 내년 1월을 목표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짓겠다는 방침 인만큼 관련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행장 선임을 미룰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한지주 관계자도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고, 검찰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장 인사만 먼저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