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페이스북에 키스방·유흥업소 광고가?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0.12.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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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누구나 쉽게 광고게재 가능…선정성·유해성 걸러내는 장치없어

최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페이스북(Facebook)이 선정적인 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광고를 올릴 수 있는 페이스북의 특성을 이용해 이처럼 선정적인 광고가 잇달아 게재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국내법인이 없어서 마땅히 이를 제재할만한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에 유흥업소 광고가 게재돼 물의를 일으켰다. 특정 유흥업소를 소개하는 광고로, 광고를 클릭할 경우 해당업체로 이동하도록 구성됐다. 현재 이 광고는 노출되고 있지 않지만 한동안 페이스북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선정적인 광고가 버젓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페이스북의 독특한 광고방식 탓이다. 화면 우측에 자리잡고 있는 페이스북의 디스플레이(배너) 광고는 통상 한번에 4개 정도가 임의로 노출된다. 노출되는 광고의 종류는 광고주들이 대략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사용자의 지역과 연령대, 성별 등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광고를 게재하는 과정에 특별한 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광고주들은 온라인을 통해 광고문구와 이미지를 올리고, 광고예산과 광고대상만 선정하면 페이스북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 광고 예산에 따라 낙찰 여부가 결정되기도 하지만, 어렵지 않게 광고를 올릴 수 있다.



이렇게 게재된 페이스북 광고는 클릭당 지불(CPC) 방식 혹은 1000회 노출당 지불(CPM) 방식 등으로 과금된다. 하루에 최저 1달러만 있어도 광고를 내보낼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광고 예산도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유흥업소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업체나 중소규모의 업체에 '알맞은' 광고 형태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걸러지지 않은 광고가 잇달아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키스방'을 소개하는 광고가 버젓이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 인터넷업체들이 광고의 유해성 여부와 신뢰도를 파악한 다음에 게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관계자는 "신고하기 기능 등을 통해 광고의 노출 여부를 사용자가 직접 정할 수 있고 본사 차원에서도 광고를 담당하는 팀이 모니터링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법인이 없는 페이스북이 한국어로 된 광고를 걸러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결국 최근 국내 사용자 230만명을 넘어선 페이스북은 광고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광고시스템은 국내의 대표적인 인터넷광고인 검색광고와 유사하다"며 "검색광고의 경우에도 초창기 무분별한 경쟁으로 인해 선정적이고 유해한 키워드가 난립했지만 꾸준한 제재로 많이 안정된 것처럼 페이스북 광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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