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앙된 민주 '독재정권 타도' 선언(상보)

머니투데이 김선주, 사진=유동일 기자 2010.12.0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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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천불 터지더라" 울먹…탈진한 의원들 '허탈'

격앙된 민주 '독재정권 타도' 선언(상보)


민주당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단독으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 '날치기예산 원천무효'라며 고강도 대정부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손학규 대표는 본회의 직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과 함께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날치기 통과된 예산안은 원천무효"라며 "국민 앞에 면목이 없지만 이명박정부의 압정과 실정을 반드시 끝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손 대표는 곧바로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독재의 마각이 드러난 만큼 국민 속으로 들어가 길을 찾을 것"이라며 현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규정했다.

차 영 민주당 대변인도 앞서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예산안 통과는 독재자 이명박의 탄생을 알린 일"이라며 "이명박은 북한과 다를 바 없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의총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결사적으로 막았던 예산안이 통과되자 대부분 허탈한 표정이었다. 일부 의원들은 의총 도중 눈물을 훔쳤다. 이틀에 걸친 몸싸움에 지친 의원들은 의자에 앉은 채 잠이 들기도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의원 중 나이 든 분도 있는데 몸을 던졌다. 천불이 터졌다. 강기정 의원이 서 있는데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이 그 큰 덩치로 오더니 정식으로 한 대 쳤다"며 울먹였다.

박 원내대표는 "박병석 의원과 백원우 의원이 현장에 있었다. 강 의원더러 '병원에 가라'고 했더니 입에서 피가 나면서도 '(본회의장을) 지키겠다'고 하더라"며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 만큼 4대강예산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일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의 승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환 의원은 "내일부터 국회의원, 당직자들이 모두 '근조 민주주의' 리본을 달고 다니자. 이 대통령의 날치기 폭거를 규탄하는 내용의 플랜카드도 지역위원회에 달자"며 "내일이라도 손 대표가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재발방지대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국정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의원은 "올해 국회도 끝났고 1월국회도 없는 만큼 실질적으로 국회에서 뭘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원직사퇴, 단식농성, 장외투쟁도 있지만 시기적으로 그 같은 투쟁 방식이 유효하지는 않을 것 같다"

문학진 의원은 "유신과 5공의 망령이 부활했다. 김무성이란 사람이 앞장 서서 졸개들을 몰고 올라왔는데 작심한 표정이더라"며 "박지원 원내대표와 찰떡궁합으로 알려졌지만 오늘 보니 유신의 똘마니, 5공의 똘마니, 쥐명박의 똘마니더라"고 성토했다.

문 의원은 "내일부터 의원들이 백수가 된다"며 "오늘 밤 각자 생각을 한 뒤 어떤 식으로 투쟁할지 내일 의총을 열고 정하자"고 제시했다.

이번 표결에 동참한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침묵은 적극적인 동조였다"며 "박 전 대표는 4대강예산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청와대의 불법사찰에도 침묵하고 있는데 친박계는 물론 본인이 표적이 됐는데도 침묵한다"며 "이 침묵은 대통령이 되면 사찰을 할 수 있다는 뜻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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