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양도세 유예 후 첫 경매…'흥행' 주목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0.12.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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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14일 정기경매..백남준 '달위의 토끼' 등 중저가 작품 100여점 출품

고가 미술품에 대한 양도세 유예 결정이 내려진 뒤 첫 미술품 경매가 열린다. 향후 한국 미술 시장의 활성화 여부를 점칠 수 있는 자리여서 미술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옥션 (9,000원 ▲50 +0.56%)은 오는 14일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제3회 아트옥션쇼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옥션쇼는 118회 서울옥션 정기경매와 5회 화이트세일 자선경매, 디자인 경매, 온라인경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술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초보자를 위한 123경매도 마련됐다. 관련 작품은 오는 8일부터 평창동 서울옥션과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전시된다.



이번 행사는 국회가 고가미술품 양도세 과세를 2년 유예한 뒤 나온 첫 경매다. 당초 정부는 내년부터 6000만원 이상 고가 미술품(작고한 작가 작품)에 대해 20%의 양도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로 인해 한국 미술 시장이 중국이나 미국 등에 비해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미술계의 반발이 컸다. 결국 국회 재경위 소위는 지난 5일 양도세 과세를 2년 유예키로 결정했다.

서울옥션은 이번 경매에서 고가 작품보다 중저가 작품을 대거 출품하는 데 주력했다. 미술시장에 대한 저변 확대와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다.
백남준의 달위의 토끼. 백남준의 달위의 토끼.


눈길을 끄는 것은 백남준의 '달위의 토끼' 도자기 작품이다. 최초 시작가 300만원에 추정가 400만~600만원에 책정됐다. 14개의 에디션이 제작된 소품이어서 희소하고 내년이 토끼해란 점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유명 작가의 판화나 소품 등 300만원 내외에 구입할 수 있는 미술품도 대거 출품된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기업체가 300만원 이하 작품을 구입할 경우엔 손비 처리도 가능하기 때문에 중저가 제품에도 많은 관심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옥션은 중저가 소품을 원하는 미술 애호가와 기업체를 위해 '123 경매'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60여점의 작품은 추정가와 상관없이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부터 경매에 붙인다.

고가 작품도 다수 출품됐다. 미니멀리즘 설치 조형물로 유명한 도널드 저드의 스택 시리즈 '무제'가 추정가 5억원에 출품됐다. 매끈한 형태의 플렉시 글래스에 투과된 빛이 공간으로 흐르며 만들어내는 빛과 색의 그림자를 연출한 작품이다.
도널드 저드 무제 (추정가 5억원)<br>
도널드 저드 무제 (추정가 5억원)
한국의 로댕으로 불리는 천재 조각가 권진규의 '춘엽니'는 추정가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에 출품됐다. 김환기의 항아리와 매화 양면화(추정가 3억~4억원)와 박수근의 줄넘기 하는 소녀들(추정가 3억~4억원)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번 옥션쇼에선 화이트세일자선경매와 디자인 경매도 함께 진행된다. 화이트세일 경매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미술교육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자선경매로 사단법인 아이들과 미래, 롯데백화점 명품관 애비뉴엘이 함께 한다. 미술애호가들과 작가들로부터 기증받은 작품과 여행상품 등 기업들의 협찬 40점이 출품된다.

디자인 경매는 게릿 리트펠트의 작품부터 장 프루베, 조지 넬슨 등 20세기 중후반 작품과 안드레아 살베티의 2004년 작품까지 소개된다.
권진규 춘엽니. 권진규 춘엽니.
김환기 항아리와 매화김환기 항아리와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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