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

머니투데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2010.12.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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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세이]유비무환의 자세가 아쉽다

13분?


북한의 도발이 또 일어났다. 천인공노할 일이다. 천안함에 이어 이번에는 연평도가 당했다. 연평도는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 민간인 2명과 해병 2명이 희생됐다.

한 신문의 보도내용이다. "1월23일 오후 2시34분. 북한군의 무차별 포격이 시작됐다. 12분 동안 모두 150여발의 포탄이 연평도 민가와 해상에 내리꽂혔다. 우리 측 군이 반격을 개시했다. 오후 2시47분부터였다. 북한의 첫 공격이 있은 지 13분 만이다. 2차 포격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북측은 3시12분부터 다시 20여발의 포격을 해왔다. 우리 군은 오후 3시25분부터 대응사격을 했다. 결과적으로 북측의 공격이 끝난 시점에서 겨우 대응사격을 한 셈이다. 만약 북한군의 포격이 연평도가 아닌 수도권을 겨냥했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됐을까."



결국 북측의 최초 공격 이후 7~14분 안에 적의 진지를 초토화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연평도에서 드러난 우리 군의 대응은 수도권이 쑥대밭이 되고 나서야 대응사격을 한 결과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유비무환·초전박살'의 안보(?)



합참과 해병대 측은 초기대응이 늦은 이유에 대해 적극 반론을 제기했다. 13분의 시각은 적의 공격지점을 파악하는데 소요됐으며 K-9 자주포를 꺼내 2분 만에 공격을 시작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뒤집는 근거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K-9 자주포 6문 중 1문은 이미 고장이 났고 다른 1문은 불발탄으로 포신이 파열됐다. 그래서 4문만으로 공격했다. 그러나 다시 4문이 아닌 3문이었다고 11월25일 브리핑에서 말을 바꿨다. 147억원에 달하는 레이더장비의 오작동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유비무환·초전박살'이라는 안보구호를 한국인들은 수십 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다. 그런 처지에서 연이은 참변은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의 대표 일간지에 실린 칼럼의 탄식이다. "땀 흘려 번 돈을 쏟아부었던 저 국방상태가 해안포 백 수십 발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허술했음을 목격했기에 듬직했던 성벽이 무너지듯 허망하다."

대통령 특별담화와 서해안 한돚미 합동 군사훈련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놀라고 상처받은 국민들 가슴의 불안은 쉽게 아물 것 같지 않다.


◇어느날 갑자기 오는 날벼락(?)

2008년 월가발 금융위기는 부동산 거품을 부추긴 두 주택융자기업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부실에서 비롯됐다. 리먼브러더스와 AIG도 무너졌다. '높은 위험·높은 수익'이라는 마약에 빠졌다. 또 흥청망청 인센티브와 보너스를 즐겼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날벼락을 맞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120조원에 달하는 빚문제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왔다. LH 재무담당자 말이다. "요즘 하루하루 현금을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다."

또 환부를 빨리 도려내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고 사장은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올해 1인당 보너스를 1600만원 책정해놓았다. 뭔가 뒤죽박죽이다. 그러니 사업구조 조정도 진도가 전혀 나가지 않는다. 정치권·자치단체·주민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를 구조조정 대상에서 빼달라며 온갖 압력을 가하고 있다.

10대 공기업 부채는 2008년 157조원이었다. 2012년에는 302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공기업 부채를 포함하면 2010년말 국가부채는 584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는 GDP의 51.8%다. 스페인 수준이다. '유비무환·초전박살'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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