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협상 오늘 재개, 마라톤 협상 승자는?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0.11.30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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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협정문 수정 방침 밝혀, 북한 연평도 도발로 한국 양보 가능성

오늘부터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쟁점 타결을 위한 추가 협상이 재개된다.

정부가 협정문 수정이라는 재협상 방침을 밝힌 상태여서 양국이 추가 협상에서 첨예한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양국의 동맹 강화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양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협상 타결 여부가 더욱 주목된다.

한국과 미국은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의 메릴랜드주 콜럼비아시에서 FTA 현안 해결을 위한 통상장관 회의를 갖고 다시 마라톤 협상에 들어간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최대쟁점인 자동차와 쇠고기 분야에 대해 협정문을 일부 수정하는 선에서 이익의 균형 찾기에 나선다.

이미 정부는 최근 한·미 FTA 협정문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사실상 재협상 방침을 밝혔다. 기존 협상이 FTA 협정문을 수정하지 않는 실무 협의 수준이라는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미국은 이번 추가 협상에서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연비 및 배출가스 등 환경 기준 완화와 안전기준 자기인증 확대에 더해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 철폐기간 연장까지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 분야에선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제한 조치 해제와 가공식품은 물론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에 해당하는 쇠고기 내장 수입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반면 한국은 자동차 환경기준 완화를 제외하고는 전면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자기인증 확대의 경우 판매대수 등 기준 완화를 놓고 난색을 표시하고 있으며 관세 철폐 기한 연장은 수용 불가라며 분명을 선을 긋고 있다.


쇠고기 분야의 경우도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쇠고기 분야에 막혀 다시 결렬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저쪽(미국)이 요구하는 게 있으면 우리도 요구하는 게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 분야 안에서 이익의 균형을 맞추고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되면 자동차를 제외한 극히 제한된 분야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새로운 협상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국내에서는 한국이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새로운 요구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양국의 협상 타결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지만 미국의 수용 여부에 따라 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측이 추가 협상에서 금융 분야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새로운 안전장치를 요구해 이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이는 향후 FTA 발효를 위한 국회 비준 절차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에서는 추가 협상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라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타결이 되더라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안보 정국에서 양국간 협상은 (한국이) 강대국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의 요구도 없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요구를 놓고 하는 한미 FTA 재협상은 중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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