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크랍
롯데백화점은 29일 여성 캐주얼브랜드 '나이스크랍(Nice Claup)'을 운영하는 ㈜엔씨에프를 190억 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한다.
패션사업부문 매출을 2018년까지 3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롯데백화점에 이번 나이스크랍 인수는 '서곡'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만큼, 패션업계에 롯데발(發) M&A 바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롯데, 나이스크랍 인수..또 '일본 브랜드'
롯데백화점은 유통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패션사업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그간 M&A 등 다각도로 패션사업 강화를 추진해왔다. 블루페페, 씨씨콜렉트, 주크, 모조에스핀 등 4개 여성복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대현은 나이스크랍 브랜드가 노후된 데다 기존 여성복 브랜드와 타깃 층이 겹쳐 나이스크랍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양사는 올 초에도 나이스크랍 인수 문제를 논의하다 막판에 협상이 무산됐지만 최근 협상이 재개되면서 속전속결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롯데백화점은 패션사업에 아직 '초보'인 만큼, ㈜엔씨에프를 인수한 후에도 기존 김교영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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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크랍은 롯데백화점 내 26개점을 포함해 전국 76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매출은 431억원. 올해 예상 매출은 450억원이며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인 23억원이다.
이번 롯데백화점의 나이스크랍 인수 배경에는 무인양품(MUJI), 유니클로 등 일본 브랜드 도입을 선호해온 신동빈 부회장의 취향도 한몫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잘 아는 분야만 인수하는 원칙이 있다"며 "롯데가 일본 기반이고 나이스크랍이 일본에서는 알아주는 브랜드라는 점이 이번 나이스크랍 인수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나이스크랍 삼킨 롯데, 한섬까지 먹을까
롯데백화점이 나이스크랍을 인수하며 패션기업 M&A의 신호탄을 쏘자 업계는 롯데의 다음 '타깃'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18년까지 패션사업으로만 매출 3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는 M&A 없이는 불가능한 수치인 만큼, 롯데가 앞으로도 패션회사 인수에 더욱 적극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롯데가 이미 한섬과도 접촉을 하고 있고 이랜드에서 인수했던 데코와도 M&A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2005년 출범한 글로벌 패션(GF) 사업부문이 패션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는 사업부 수준이지만 향후 신세계백화점의 패션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널처럼 별도 패션 법인으로 만들겠다는 게 롯데의 중장기적 계획이다.
GF사업부는 '타스타스'(여성복), ‘헤르본’(셔츠), ‘훌라’(핸드백), ‘제이프레스’(남성복), ‘제라르다렐’(여성복), ‘메조피아노’(아동복) 등 6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매출도 미미하고 연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자체가 공격적인 M&A로 커온 만큼, 패션사업에서도 M&A가 왕성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