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은 2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외환은행 인수 관련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인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김 회장은 25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과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김 회장과 동행했다.
하나금융은 계약 체결 후 금융위원회에 자금 조달 방안을 포함한 외환은행 지분 인수 안건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외환은행 인수 안건 승인엔 약 3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따라서 하나금융은 늦어도 내년 2~3월경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된다.
김 회장은 "계약서상 인수가격은 확정돼 있지만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미리 밝히지 못 한다"며 "(정확한) 인수 가격은 계약 후 론스타와 동시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내부 보유 현금 자산과 외부 조달을 통해 외환은행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은 2조원 안팎이다. 따라서 약 3조원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 하나금융은 이날 이사회에서 자회사 배당 및 지주회사 회사채 발행, 재무적투자자 유치(FI)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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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주 대상 유상증자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주주가치 희석과 주가 하락 우려를 고려해 유증은 최소화할 계획이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2대주주인 골드만삭스가 외환은행 인수에 최대한 협조하고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고 시장 유동성도 풍부해 자금 조달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도 "내부적으로 조달방안을 갖고 있으며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주가도 오르고 있고 여건도 나쁘지 않아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지주사에 자회사로 편입시켜 하나은행과 함께 '1지주-2은행'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사명과 상장도 지금처럼 유지된다. 김 회장은 "지분 인수도 중요한 사항이지만 이후 통합이 더 중요하다"며 "외환은행 경영 계획 등에 대해선 계약서에 사인한 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