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AG]대만, 태극기 불태우며 선거유세 악용?

머니투데이 배소진 인턴기자 2010.11.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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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AG]대만, 태극기 불태우며 선거유세 악용?


지난 17일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태권도선수 양수쥔의 실격패로 빚어진 '반한'감정이 실제로는 일부 대만 정치인들이 이 사건을 선거에 악용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오전 타이베이주재 한국대표부 한 관계자는 "대만 일부언론이 이 사건을 선정적이고 폭력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주말(27~28일) 대만 주요5대도시의 시장선거가 있다.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며, 총통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선거다. 아무래도 야당에서 정부를 공격하려다보니 반한감정이 격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대만 내에서 한국 드라마, 연예인, 음식 등이 큰 인기라 평소 드러나기로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 아주 좋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92년의 단교경험, 경쟁적 입장에서의 시기심 등이 내재돼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시위 동영상 속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사람도 시의원에 출마한 후보 중 한 사람이다. 현재 선거에 출마한 많은 후보들이 양수쥔 선수가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겼다는 것을 언급하며 거리유세를 펼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한국을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또 "심판진은 무관하지만 경기를 중단시킨 사람이 한국계 필리핀인이라는 것은 맞다. 대만 현지 언론이 한국계라는 것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양진석 사무총장의 '양수쥔이 고의적으로 센서패치를 부착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는 발언에 대만인들의 감정이 폭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기에서 경기를 중단시키고 주심에게 양수쥔의 실격패를 지시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아시아태권도연맹 홍성천 부회장은 지난 1975년 필리핀에 건너가 필리핀 태권도협회를 조직하고 현재 '아시아 태권도의 대부'로 통하는 인물이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양진석 사무총장 역시 국적은 미국이지만 한국 출생이다. 대만인들에게는 이번 사건에 한국이 연루됐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편 지난 20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한국학교에 달걀을 투척하는 등 반한감정이 확산되자 대만 외교부가 직접 "이 사건은 한국 정부 및 한국인들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대만인들이 평화적, 이성적 방식으로 의견을 표시하기를 특별히 호소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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