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라이벌은 중국 '철의 여인'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0.11.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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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中 여성 부호들.. 공산주의 남녀평등 사상· 소비 경제 급성장 수혜 비결

중국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어마마한 부를 축적하며 '세계 갑부' 반열에 빠르게 이름을 올리는 중국 부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특징 하나는 남성 못지않게 많은 여성 부호들이다. 전세계 자수성가 여성 부호 20명 중 11명이나 포함된(후룬 보고서 기준) 중국 여성들의 선전은 거칠 것이 없다.

이들은 공산주의 평등 이념 아래 남성과 별 다른 차별을 느끼지 못하고 사업을 키웠다. “천하의 절반은 여성이 받치고 있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야심이 큰 것은 이들의 성공비결 중 하나다.



또 중국의 경제급성장기 수혜를 입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소비가 늘어날 것을 대비한 부동산 에너지 소비재 사업 등으로 남보다 더 많은 부를 이룩할 수 있었다.
동밍추 그리전자 사장동밍추 그리전자 사장


◇20년 꼬박 휴일없는 ‘철의 여인’= 중국 그리전자는 중국 에어컨 시장 점유율 36%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에어컨 제조업체이다. 이런 탓에 LG전자 (105,900원 ▲2,900 +2.82%)의 최대 라이벌사로 꼽힌다. 이러한 그리전자를 이끄는 인물이 여장부로 통하는 동 밍추 사장이다.

그녀는 20년동안 한번도 휴일을 가져본 적이 없는 일벌레다. 실수를 절대 용납하지 않기에 ‘철의 여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30대초 이른 나이에 남편을 잃고 세살짜리 아들을 할머니 손에 안겨놓고 일터로 나섰다.



그리전자는 중국내 중산층 증가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그리전자는 브라질 베트남 파키스탄 등에 해외공장을 기점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리전자의 2009년 매출과 이익은 각각 426억4000만위안(65억달러), 33억8000만위안을 기록했다.

◇홍위병의 딸에서 갑부로=중국 최대 골판지 제조업체 구룡제지를 이끄는 장인 대표(53)는 “나에게 부는 일상생활에서의 만족감보다 그 어떤 의미도 아니다”라며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의 재산은 56억달러(6조3689억원) 규모다.


지난 25년간 회사에 몸바친 그의 인생은 드라마 그 자체다. 홍위병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문화혁명 당시 자본주의자를 공격해 투옥되기도 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그런 일은 늘 있는 일이었다”며 “내 성공은 성격에서 온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근면 노력 등을 성공요인으로 언급하면서도 “구룡제지의 성공 뒤에는 많은 영웅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유학파 신세대 부호=젊은 여성 부호들의 특징은 명문가 유학파의 선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들은 외국에서 배운 지식과 견문, 경험을 살려 중국의 경제가 급성장하는 시기에 유망사업에 뛰어들었고 시대는 큰 성공으로 화답했다.

리펑 전 총리의 딸 리시아오링 파워 제너레이션 대표.리펑 전 총리의 딸 리시아오링 파워 제너레이션 대표.
리 시아오링 파워 제너레이션 대표(49)는 명문 칭화대를 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학했다. 리 펑 전 중국 총리의 외동딸이기도 한 그는 신기술의 열렬한 추종자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관심이 많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발전 인프라의 수요 증가를 가져왔고 그의 사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

롱후 부동산의 우 야진 대표(46) 또한 유학파 여성 부호다. 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항법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후 한때 기자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철저히 중산층을 겨냥한 거주용 부동산 개발로 39억달러의 부를 거머쥐었다.



소호 차이나의 장 신 대표(45)는 마오쩌둥 시대 베이징 외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은 고수익 상업·거주용 부동산 개발업체를 이끄는 젊은 사장이다. 그는 영국 캠브리지대 등에서 학위를 땄으며 골드만삭스에서 잠시 근무한 후 1995년 베이징으로 돌아와 남편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소위 엣지있는 건물로 명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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