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김채영 리브로MD 2010.11.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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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경제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게 됐다. 그러나 고민은 전문가들의 몫이라며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장하준 교수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경제 시민으로서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해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데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식품 공장, 정육점, 식당 등의 위생 기준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은 전염병 학자가 아니어도 모두 아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경제에 관한 판단을 내리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며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자유시장 이론가들이 '진실'이라고 팔아 온 사실들이 꼭 이기적인 의도에서 만들어 낸 것은 아닐지라도 허술한 추측과 왜곡된 시야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을 밝힌다. 즉 이 책의 목적은 자유시장주의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자본주의에 관한 여러가지 중요한 진실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반자본주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수많은 문제점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좋은 경제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단지 지난 30여년 간 세계를 지배해 온 특정 자본주의 시스템, 즉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유시장 체제가 자본주의를 운영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며, 지난 30년 동안의 경제 상황이 말해주듯 최선의 방법은 더더욱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를 더 나은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만들 방법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의 목적은 자본주의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를 많은 이들이 이해하도록 돕는 데 있다. 저자는 경제학의 95%는 상식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고, 나머지 5%도 전문적인 부분까지는 아니지만 거기에 숨은 근본 논리는 쉬운 말로 설명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은 기술적인 부분을 경제학 교과서처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토론하고자 하는 주제와 관계가 있을 때만 설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해법은 대부분 단순하지 않은 것들이다.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것과 달리 이 문제들에는 단순한 해법이 없다는 것 자체가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아울러 이제는 잘못된 자본주의가 아닌 `진짜 자본주의돴에 대해 알려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장하준 지음/부키 펴냄/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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