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개 포장한 사과 포장지에는 이런 문구가 써있다. "2010년 여름 곤파스로 인해 사과나무는 쓰러지고 대부분의 사과는 떨어졌습니다. 농민들은 큰 낙심에 빠졌지만 끈기 있게 사과를 키웠습니다...(중략)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사과를 가지 채 드립니다."
또 다른 B백화점에서는 '합격'(合格)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다른 종류의 '합격사과'를 팔고 있다. 합격이라는 한자가 새겨진 스티커를 사과에 붙여놓고 사과가 다 익은 후 스티커를 떼면 선명하게 글자가 새겨지는 원리다. 일일이 사과에 스티커를 붙여야 하고, 스티커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 일반 사과에 비해 한결 손이 많이 가고, 키우기도 어렵다. 이 사과도 일반 사과보다 2∼3배 정도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수능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정작 합격사과 판매량은 예년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합격사과는 11월18일 수능시험이 끝나면 그 순간 '상품 가치'를 잃는다. 일반 사과와 똑같은 취급을 받으며 똑같은 가격으로 판매된다. 태풍 속에도 꿋꿋했던 농민의 마음과 수험생들의 건승을 기원하는 마음이 포개져 올해는 합격사과가 재고 없이 모두 팔렸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