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하숙집 운영해 모은 1억원 고려대 쾌척"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2010.11.0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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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총장 이기수)인근에서 25년간 하숙집을 운영하던 최필금(54)씨가 매달 30만원 씩 부은 자신의 곗돈 1억원을 이 대학 발전기금으로 내놔 화제다.

고려대는 3일 오전 이기수 총장과 최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기금 기부식'을 가졌다고 이날 밝혔다.



고려대에 따르면 최씨는 경남 밀양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부산으로 가 중학교에 입학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고등학교는 중퇴를 해야 했다. 이후 23살 때 서울로 상경했지만 시장에서 라면 등을 팔며 힘들게 생계를 이어갔다.

이처럼 어렵게 한 푼 한 푼 모은 최씨는 25년 전 고려대 주변 방 7칸짜리 건물에 세를 얻어 하숙생 10명을 들인 다음 하숙집 운영을 시작했다. 최씨는 "평소 학업을 중간에 포기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며 "하숙집 운영을 시작한 건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밥 주고 방 따뜻하게 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는 최씨였기에 건물세를 못 내 결국 세 든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씨는 빚까지 내고 자신만의 하숙집을 차려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현재 최씨 하숙집에는 처음 자신의 바람처럼 약 100명정도의 학생들이 있다. 15년 전부터는 식당 운영도 시작했다. 최씨는 "그동안 우리 집을 거쳐간 학생들이 1000명이 넘는다"며 "사법고시 합격자만 200~300명 될 거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또 2004년부터는 매년 20명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400만원 정도를 후원해 오고 있다. 요즘에도 끼니를 거르는 학생들이 많다는 한 중학교 선생님의 말을 우연히 듣고 나서 부터다.


최씨는 "내 꿈은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도 좀 더 서로 아끼자는 것이었다"며 "어려운 학생들이 있다면 지금도 하숙을 무료로 제공할 의향도 있고 장학금도 후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최씨의 기부금은 고려대 일반 발전기금 및 운초우선 교육관(사범대 교육관)기금으로 사용된다. 고려대는 이날 최씨를 기념하기 위해 운초우선 교육관 308호를 '유정 최필금 강의실'이라 명명하고 현판식도 함께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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