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강기정 발언'관련 자정선언 제안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0.11.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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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에 관여했다고 발언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재오 특임장관이 여야가 자정 선언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이 장관은 3일 국회에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공개로 만난 뒤 기자들에게 "여야 원내대표에게 공동 자정선언을 제안했으며, 그것이 안되면 윤리위원회를 강화해줄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강기정 의원의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불신과 정치권의 혼란만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면책 특권에 대해서도 "군사 독재 당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을 때 국회 안에서라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자는 취지였다"며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데 사용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원내대표는 따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언제든 만날 수 있고 자정 논의도 필요하지만 윤리위 강화에 대해서는 이 시점에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면책특권은 헌법상 고유의 권한이지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며 "국민도 수준이 높아 자정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윤리위원회 강화 문제는 "강기정 의원을 제소한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윤리위를 강화하자고 운운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강 의원이 지난 1일 대정부 질의에서 김 여사 관련 발언을 하기 전 상의를 했는지 묻자 "내게 보고한 것은 맞지만 도표나 여행자수표 등 자세한 내용은 나도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 알았다"며 "본회의에서 나도 놀라며 봤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만나 강 의원의 발언과 관련된 우려를 전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손 대표 측이 "박 원내대표를 만나는데 굳이 당 대표가 따로 만날 필요가 없다"며 만남을 거부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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