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과감한 투자..늘어나는 재무부담

더벨 김동희 기자, 김장환 기자 2010.11.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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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종 리포트-포스코②]M&A·해외공략 등 여파 건전성 저하, 신인도 하락

더벨|이 기사는 10월29일(14:0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포스코 (394,500원 ▲2,000 +0.51%)는 실적변동성이 커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원재료 가격급등에 대비하고자 해외 광산개발투자를 선언했고 국내 철강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부담이 만만치 않다. 대우인터내셔널과 대형 M&A는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국제 신용도도 덩달아 하락했다. 국제 철광석 시장의 불안전성이 확대되면서 포스코도 이전만 못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대우인터 인수로 단기 재무부담 'Up'



포스코는 올 상반기(6월 기준)에 EBITDA(에비타, 상각전 이익) 4조364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통틀어 EBITDA가 5조2075억원이었다는 점을 볼때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차입금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EBITDA/금융비용도 지난해 17.7배에서 올 상반기 30.1배로 늘었다.

그러나 2008년말까지 EBITDA/금융비용이 지속적으로 50배를 넘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전보다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한 것을 보여준다. 포스코의 2008년 말 EBITDA/금융비용은 55.6배, 2007년에는 52.9배였다.

실제로 차입금은 지난해 말 6조1134억원에서 올 3분기 7조884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앞두고 보유 현금 확보를 위해 외부차입을 동시에 진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이전, 별도의 외부차입 없이 자체 현금만으로 인수대금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측은 “대우인터 인수 자금은 모두 자체 자금만으로 조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자금을 치르기 전 포스코의 외부 차입금 규모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6조1134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은 대우인터 잔금을 치르기 직전인 올 상반기 1조4288억원이 더해져 7조522억원으로 늘었다. 이중 1조1000억원 가량이 단기차입금이다.

포스코의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차입금과 정비례해 6조7522억원에서 7조8억원으로 늘었다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자금 완납 후인 3분기에는 3조3940억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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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금융비용과 차입부담 증가는 곧바로 국제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지난 8월 31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기존 A1에서 A2로 하향조정했다. 등급전망도 차후 추가 하락을 경고하는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했다.

당시 무디스는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인수가 재무상태 및 사업 구조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이번 대우인터내셔널의 합병으로 인해 영업과 재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신평사인 한신정평가도 지난 7월 "대우인터내셔널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지정됐고 인수 성사시 단기적으로 재무적 부담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국내 최고인 'AAA' 등급에는 변함이 없지만 사업과 재무구조의 안정성이 저하됐다는 평가인 셈이다.

◇해외 자원개발 투자 늘며 재무부담↑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가 해외 자원개발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도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단기적으로 투자는 집중되는데 효과는 오히려 장기간에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해외 광산업체 2~3곳의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호주 API철광석 광산 지분 24.5%를 1946억원에 인수했다. 이 광산을 통해 매년 철광석 980만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채광이 가능한 시기는 2014년부터다.

해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 중인 제철소 설립도 만만치 않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오는 2018년까지 60개 이상의 해외가공센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 원재료를 바로 들여와 해외에서 제품을 만들어 파는 일괄시스템이 목표지만 투자부담이 크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의 경우 27억 달러의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한다. 포스코에서는 해당 공장이 가동될 수 있는 시기를 2013년으로 잡고 있지만 철강업계에서는 빨라야 2015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 측에 따르면 내년부터 해외 자원개발 및 증설 투자에 들어갈 돈은 10조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철강재 공급과잉 우려가 증폭되고 있고 글로벌 철강업체들과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재무적 부담일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확실한 안정성을 확보하기 이전에 무리한 대형 투자는 시장 평가에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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