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회장 "실명제 관련 직원들 선처 부탁한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10.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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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47,750원 ▲1,250 +2.69%)) 회장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신한금융 지주 본사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회장직에서 퇴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한지주는 라 회장이 이날 최근 사태로 인해 고객과 주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라 회장은 퇴임의 뜻을 밝히면서 "신한은행의 창립과 지주회사의 설립에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큰 영광이자 행복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 사람이 모든 복을 겸할 수 없다는 뜻의 '각자무치(角者無齒)'를 인용하며 " 개인적으로 좋은 분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즐겁게 일해 왔기에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말로 그 동안 함께 일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라 회장은 이사들에게 자신의 실명제 검사와 관련된 직원들에 대한 심경을 말하면서 "평소 열과 성을 다해 온 직원들에 대해서 금융당국이 선처와 배려를 베풀 수 있도록 잘 보살펴 주기 바란다"는 부탁의 말도 전했다.

↑ 30일 신한지주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은 류시열 이사.(사진: 신한지주)↑ 30일 신한지주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은 류시열 이사.(사진: 신한지주)


이사회는 이날 라 회장 퇴임으로 공석이 된 대표이사 직무대행에 류시열 비상근이사를 선임했다. 류 직무대행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위기극복과 조직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만2000여 신한 가족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전진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데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직무대행은 1961년 한국은행 입행 후 국제금융부장, 자금부장을 거쳐 자금, 업무, 국고부 담당 이사와 한국은행 부총재를 역임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제일은행장을 지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은행연합회장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류 직무대행은 다음 달 1일 취임식 직후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한편 이사회는 류 직무대행과 사외이사 8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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