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는 항만서비스로 경쟁력 높이겠다"

평택=김춘성 기자 2010.11.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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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People/ 서정호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

최근 평택항은 컨테이너 화물과 자동차 수출입 처리량이 빠르게 늘어 부두마다 활기를 띄고 있다. 평택항은 현재 전국 30개 무역항 중 컨테이너 물동량 4위와 자동차 처리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마디로 컨테이너와 자동차 처리부분에서 파죽지세의 상승세다. 서정호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을 만나 평택항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물었다.

-평택항 경기는 어떤가?

▶올해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지리적인 이점을 기반으로 중국의 수출입화물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처리량은 43만TEU를 넘어 개항 이래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화성시의 기아차, 아산의 현대차, 평택의 쌍용차 수출물량도 크게 늘고 있고, 수입차와 중고차 역시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해 1월에서 8월까지의 누적량이 60만대를 넘어 지난해 동기대비 90% 가까이 늘었다. 작년 처리량은 65만9649대로 전국 2위였는데 머지않아 1위가 될 것이다.

- 평택항의 강점은?



▲평택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젊은 항만이다. 전체 인구의 50%, 국내총생산의 47.8%를 차지하는 생산과 소비의 중심인 수도권시장의 관문에 위치해 있다. 중국과 최단거리에 위치한 대중국 교역항이기도 하다. 신속한 내륙 교통망과 물류 수송시간 단축으로 물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항만이다. 항만주변이 자연방파제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항만으로 최간조 시 항로수심이 14m에 달한다. 5만t급 이상의 대형선박이 상시 입출항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항만 인근에 배후단지와 산업단지들이 자리해 육상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평택항 발전을 위해 시급한 것이 있다면?



▶무엇보다 국제여객부두의 시설을 개선하고 확충해야 한다. 현재 카페리는 영성, 연운항, 위해로 등 3개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일조와 연태 항로를 개설할 계획인데 현재 부두시설 상태로는 어려움이 많다.

- 평택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항만공사(PA : Port Authority) 체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지난 2002년 항만공사(PA)법이 제정된 이후 각 항만별로 운영체제가 변하고 있다. 항만공사법에 따라 2004년 부산항만공사가 설립됐고 2005년에는 인천항만공사, 2007년에는 울산항만공사가 설립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항만은 중앙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항만(평택·당진항, 대산항, 군산항, 목포항, 광양항, 마산항, 포항항, 동해항 등)과 항만공사가 운영하는 항만(부산항, 인천항, 울산항), 제주항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항만으로 나뉜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쯤 여수·광양항에도 항만공사가 설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항만서비스도 상품처럼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 항만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국가가 항만을 단순한 사회간접자본(SOC)으로 인식해 직접 건설하고 관리·운영하는 체제로는 항만을 발전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이번에 광양항이 항만공사 체제로 전환하면 다음 순서는 평택항이라고 보고 있다.

항만공사법에 의한 항만공사는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구성하는 항만위원회를 통해 운영한다. 항만에서 발생하는 항만시설 사용료와 임대수입을 볼 때 평택항도 항만공사를 설립해 자체적으로 운영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내년에는 평택항에서 나오는 항만시설 사용료 수입만 가지고도 항만을 충분히 개발하고 유지 보수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 평택항 PA 설립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평택항의 법률명칭은 평택·당진항이다. 평택항은 부산, 인천 등 다른 항만과 달리 두개의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항만시설은 경기도와 충청남도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항만공사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경기도와 충남의 협력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미국에서도 뉴욕·뉴저지항이 지자체간 협의를 통해 통합 PA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중 카페리항로가 개설 20년을 맞았다. 해운항만청 근무 당시 카페리항로 개설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감회가 어떤가?

▶1990년 해운항만청 해운국 진흥과장으로 있을 때 한중간 카페리항로 개설을 추진했다. 그때는 한중수교를 맺기 전이었기 때문에 한국선주협회 이사 명함을 갖고 홍콩에서 베이징으로, 다시 칭타오로 해서 웨이하이에 도착해 협상했다. 중국에 공산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1949년에 끊겼던 뱃길을 41년 만에 다시 이었다는 것에 아직도 뿌듯함을 느낀다.

그 당시 작은 항구도시였던 웨이하이가 지금은 인구 300만명이 넘는 대도시가 됐다. 항만 발전이 도시 발전 속도를 몇배 빠르게 진행시키는 것 같아 다시금 놀랍다. 웨이하이와 첫 항로를 개설하기까지 힘들었던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항로개설 20주년을 맞아 지난 9월 웨이하이를 다시 찾았는데 눈부신 발전을 이룬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최초로 항로가 개설되고 2년 후인 1992년 8월24일 한중수교가 결실을 맺으면서 황금의 뱃길이 활짝 열렸다. 홍콩 등 제3국을 경유해 가던 불편을 완전히 털어버리고 바로 카페리로 중국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서정호 사장 프로필

△1954년 충남 연기 출생 △1977년 한양대 법학과 졸업 △1986년 미국 워싱턴대학원 해사학 석사 △1975년 제17회 행시 합격 △1976∼88년 인천항만청, 항만운영국, 선원선박국, 총무과, 미국파견 △1988∼97년 기획예산담당관, 주중해무관 △1997∼2003년 해운물류국장, 해양정책국장, 안전관리관, 공보관 △2003∼04년 해양수산부 기획관리실장 △2005∼08년 인천항만공사 사장 △2009년 1월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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