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電 흑자전환, 구본준 부회장에 달렸다(종합)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유현정 기자 2010.10.2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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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실기가 불러온 역풍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거셌다. 지난해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LG전자 (92,400원 ▲900 +0.98%)의 실적이 불과 1년만에 적자전환됐다. 글로벌 연결기준으로 분기실적을 집계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를 기록한 것. 4분기 전망은 더 어둡다.

◇턴어라운드 시점, 내년 상반기 '무게'=LG전자의 실적위기는 무엇보다 휴대폰 사업 부진이 결정적이다.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스마트폰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올 2분기 기준 20%대로 빠르게 늘어났다. 스마트폰 시장은 LG전자가 욕심을 내왔던 프리미엄 피쳐폰(일반폰) 시장을 잠식했다. LG전자도 올 상반기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시장에서 변변한 주목조차 받지 못했다.



LG전자의 3분기 휴대폰 사업에서 3038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수밖에 없던 이유다. 여기에 스마트폰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난 것도 영업손실폭이 커진 원인이다.

반면 휴대폰과 함께 LG전자의 양대 핵심사업인 평판TV 사업은 시장에서 선방하면서 그나마 3분기 영업손실 낙폭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이 기간 LG전자는 모두 660만대의 평판TV를 팔았다. 분기사상 최고기록이다. 3D LED TV 해외판매 확대와 LCD패널 가격하락 덕분으로 전분기 0.5%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도 2.4%대로 회복했다. 이 기간 전체 TV 판가 인하율이 10%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성과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턴어라운드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보고있다. 당장 4분기에는 3분기보다도 영업손실폭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전자가 최근 국내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을 유럽, 아시아, 북미지역을 확대 출시하고, '윈도폰7'과 듀얼코어 CPU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당장 4분기 신규 스마트폰 출시비용과 마케팅비 확대로 당장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

TV 사업부문 역시 내년 1분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공격적인 가격인하 경쟁과 마케팅비 확대, 스마트TV 투자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3분기 수준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 박태영 연구원은 "LG전자의 흑자전환은 휴대폰과 TV 사업에서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폰 모델 출시되고 LED TV를 비롯한 고사양 TV 라인업이 시장에 출시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電 흑자전환, 구본준 부회장에 달렸다(종합)


◇구본준 부회장 사업전략이 방향타 될 듯=단기적인 실적 회복 시점보다는 새로 선임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경영전략과 투자방향에 주목해야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략 사업부문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경우, 비용확대로 턴어라운드 시점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단기적인 수익개선보다는 당장 손실폭이 커지더라도 중장기적인 미래성장 동력 확보가 더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과거 남용 부회장 시절 비용 효율화에 주력하다보니 적재적소의 투자가 늦춰져왔던 만큼,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시기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구 부회장의 새로운 경영전략과 투자 방향에 따른 과감한 투자는 비용보다는 의미있는 지출로 시장에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실적 회복시점은 늦춰지더라도 오히려 투자자와 주가에는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구본준 부회장은 다음달 초까지 국내외 주요 경영진들과 내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컨센서스 미팅(CM)을 마무리짓고 구체적인 경영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다. 구 부회장이 내놓을 경영혁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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