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임원들도 차를 대기 힘들다는 본사 앞마당에 시끌벅적하게 등장한 이 인물은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내 '신입사원' 도미닉 윌리엄스(Dominic Williams, 사진)다.
윌리엄스씨는 "보고서의 포인트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글의 구성과 내용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유창한 한국말로 설명했다.
그는 업무 수행을 위해 영문 보고서가 다루는 산업의 과거 한국어 보고서를 세세히 살펴봤다. 모르는 부분은 해당 업종 애널리스트를 찾아가 따로 교육을 받기도 했다.
"대신증권만 그런 게 아니고 한국 기업들이 대부분 그럴 것 같은데,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그러나 도움을 받기 전에 혼자 문제를 해결하고 방법을 터득해야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많은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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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어도 독학으로 깨우쳤다. 2005년 뉴욕대학교(경제학, 컴퓨터공학 전공) 재학시절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것이 인연이 돼 한국에서 직장도 얻고 한국 여자와 결혼도 했다. 그는 결혼 5개월째인 신혼이다.
대신증권에 입사하기 전부터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감을 익힌 터였다. 교환학생 시절 무선통신단말기를 이용한 국제 다언어 문자메시지 송수신시스템 특허를 출원하고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사업이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지만 그때 한국을 이해하고 애정을 갖게 됐다.
그는 부인과 3년여간 연애 끝에 아내의 나라를 제2의 조국으로 택했다고 한다. 또 중요한 한 가지. 한국인의 '정(情)'이 자신을 끌어당겼다고 했다.
"미국은 한 번의 실수에 회사에서 쫓겨나가기가 다반사인데 한국은 그 사람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다른 점이자 한국 문화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정을 얘기하는 데 술이 빠질 수 있을까. "술이요? 제가 덩치가 좀 있잖아요. 소주 3병은 기본이에요. 먼저 취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은근히 주량 과시하는 게 한국 사람이 다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