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준비된 탐욕이 필요한 때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10.10.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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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증시를 보면 '성장통'을 앓는 사춘기 같은 느낌이다.

한때 코스피지수가 1900을 넘어서면서 2000도 문제없다는 '장밋빛' 전망이 판치고 있다. 숨죽여있던 코스닥 시장도 살아나는 조짐이 보인다. 당연히 증시에 대한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로 갈 길을 잃은 유동성이 증시로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도 끊이질 않는다.

반면에 증시가 국내외 이슈에 따라 오락가락 하면서 큰 믿음을 주지 못하는 모습도 여전하다. 글로벌 더블딥으로 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비관론도 존재한다.



종합하면 미래에 대한 희망은 충분하지만 현재 정체성에 대해서는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긍정론이 부정적인 전망을 압도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직접 투자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증권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증시에 한 번이라도 발을 담가본 사람들이 되돌아오고, 예적금에 만족을 못하는 초보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증시가 부각되면서 주식 투자 실패를 비관해 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슬픈 뉴스도 최근 종종 나온다. 오늘은 충북 청주에 사는 30대 가장이 이사할 돈을 주식으로 모두 날렸다는 이유로 투신해 생을 마감했다.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결과라고는 하지만 증시가 꿈틀대지 않았다면 이 가장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반대로 투자에 성공했다면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식시장은 인간의 탐욕 때문에 작동된다고 한다. 소수의 성공신화는 욕망을 자극하고, 경고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항상 유혹은 달콤하다.


너무도 흔한 말이지만 증시로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함과 철저한 준비성이다. 대박을 꿈꾸며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쪽박 신세를 면치 못하라는 점은 자명하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지만 준비된 자만이 성공의 환희를 맛보는 법이다. 올바른 투자습관으로 무장하고 증시를 노크해도 늦지 않는다. 세상에 공짜는 절대 없다. 주식 때문에 세상을 등지는 또 다른 가장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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