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DJ 만나 "MB정부 한반도 평화 훼방꾼"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0.10.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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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된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과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사실이 야당 지도부에 의해 공개됐다. 정치권이 국내 정치를 위해 차기 국가주석으로 사실상 확정된 시 부주석을 끌어들이는 모양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시 부주석이 지난해 5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왜 한국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남북관계의 교류협력을 하지 않으면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시 회담에 배석했다.



박 원내대표에 따르면 시 부주석은 "이명박 정부는 교과서 문제도 있는데 왜 일본과 함께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 노릇을 하는가"라고 지적하면서 "북한 핵문제는 북미간의 대화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무척 외롭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고위 또는 실무급이 방북하고 북한 인사들을 초청해 여러 가지 얘기를 한다"며 "중국에게는 한국도, 북한도 형제국가지만 북한은 접경국가이기 때문에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시 부주석이 현 정부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정부가 남북 교류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시 부주석은 중국내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졌다. 2005년과 지난해 각각 저장성 당서기, 국가부주석 자격으로 한국을 찾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방한 때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형오 국회의장,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운찬 국무총리 등을 만나 양국 교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따라서 시 부주석이 한국의 정치 지도자를 만나 한국 정부를 비판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직접 회담에서 들었다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시 부주석은 기본적으로 남북관계에서 교류협력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현 정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볼만한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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