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자택서 숨진채 발견…심장마비 추정(상보)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10.10.1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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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외부침입 흔적 없어 자연사 추정…부검 실시 예정"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87)가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황 씨는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좌욕을 하러 화장실에 들어갔지만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고 보안요원이 오전 9시30분쯤 들어가니 이미 숨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보안요원이 함께 잠을 자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자연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황 씨의 시신은 현재 경찰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황씨가 매일 오전 5~7시에 좌욕을 해 왔다"며 "사인은 현재 심장마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씨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당 국제담당 비서 등을 맡다 1997년 2월 북경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서울로 망명했다. 남측으로 망명한 북측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1923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황 씨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거쳐 1949년 모스크바종합대학에서 마르크스-레인주의 철학을 공부했고, 1954년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김일성 사상을 주체사상으로 집대성 해 '주체사상의 대부'로 불린다.

1970년 당 중앙위원, 1980년 당 비서, 1984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1987년 사회과학자협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김정일 백두산 출생설'을 퍼뜨리는 등 김정일 후계구도 정립 과정에도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망명 뒤에는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줄곧 북한 체제를 비판해 왔다. 2006년 12월에는 손도끼와 협박편지가 든 우편물이 배달돼 살해위협을 받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황 씨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북한에서 남파된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간첩 2명이 체포돼 구속되는 사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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