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이순신대교'로 현수교기술 자립 선언

머니투데이 여수·광양(전남)=임지수 기자 2010.10.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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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주탑공사 마친 세계 4위 현수교 '이순신대교'

↑여수 묘도 쪽 주탑 꼭대기에서 바라 본 광양 금호동 쪽 주탑의 모습.↑여수 묘도 쪽 주탑 꼭대기에서 바라 본 광양 금호동 쪽 주탑의 모습.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던 지난 8일. 여수 공항에서 차로 1시간쯤을 달려 도착한 전라남도 광양 앞바다 위로 두개의 탑이 우뚝 솟아 있었다.

대림산업 (57,500원 ▲4,100 +7.68%)이 얼마 전 공사를 마무리 한 여수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 3공구(이순신대교)의 주탑으로 높이가 남산(262m)이나 63빌딩(249m) 보다 높은 270m에 달한다. 콘크리트 주탑으로는 세계 최고 높이다.



6~7분가량 호이스트(간이승강기)를 타고 올라간 여수시 묘도동 측 주탑 꼭대기에서는 여수와 광양시내까지 한꺼번에 눈에 들어왔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남해대교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공사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는 현수교 형식의 이순신대교가 최근 주요 공정 가운데 하나인 주탑공사를 마무리하고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현수교는 주탑과 주탑을 케이블로 연결하고 케이블에서 수직으로 늘어뜨린 강선에 상판을 메다는 방식의 교량이다.



대림산업, '이순신대교'로 현수교기술 자립 선언
◇세계 4위 규모의 현수교
이순신대교의 규모는 세계적 수준이다. 주탑 높이가 세계 최고일 뿐 아니라 주경간장(주탑과 주탁 사이의 길이)이 1545m로 일본 아카시대교(1991m), 중국 시호우먼교(1650m), 덴마크 그레이트벨트교(1624m)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긴 현수교량이다.

세계적인 현수교로 꼽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상징 금문교(1280m)도 능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장대교량 가운데 주경간장이 가장 긴 것은 광안대교의 현수교 구간과 인천대교의 사장교 구간으로 각각 500m와 800m에 불과했다.

바다에서 상판까지의 높이도 최대 85m, 평균 71m에 달해 다리 밑으로 초대형 선박 운항이 가능하다. 주탑 사이 선박운항 가능폭은 1310m로 길이 440m의 1만8000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만8000개 선적)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2개가 양방향으로 운항할 수 있다.


주탑과 주탑 사이를 연결하는 메인 케이블은 세계 최초로 1860MPa(메가파스칼)급의 인장강도를 가지고 있는 직경 5.35mm의 초고강도 강선이 사용됐다. 이는 피아노 줄 같은 강선 1가닥이 4톤의 하중의 지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금까지 현수교에 설치된 강선 중 가장 강도가 높은 아카시대교(1760MPa) 보다 뛰어나다.

케이블은 이 초고강도 강선 1만2800가닥을 촘촘히 엮어 만들어 지며 두개의 케이블에 들어가는 강선 길이는 7만2000km로 지구를 약 2바퀴 도는 거리에 해당한다.

↑주탑 공사가 마무리 된 이순신대교 전경↑주탑 공사가 마무리 된 이순신대교 전경
◇현수교 기술 완전 자립화
이순신대교는 순수 국산기술로 시공되고 있어 세계에서 6번째로 현수교 기술 완전 자립화라는 의미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현재 현수교 설계에서부터 시공 및 유지보수까지 모든 분야를 자국 기술로 소화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덴마크 등 5개국이다.

우선 현수교 시공 과정 중 가장 핵심적인 공정인 두 개의 주탑을 연결하는 케이블 가설 작업에 사용되는 장비를 직접 개발, 100% 국산화했다. 무게가 수만 톤에 달하는 케이블을 주탑과 앵커리지에 거치하는 작업에 필요한 장비는 그동안 일본에서 주로 임대해 사용해 왔다.

건설과정에서도 각종 첨단 공법을 선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주탑은 하루에 2m씩 높이를 높여가는 스립 폼(Slip Form) 공법을 채택했다. 콘크리트 거푸집을 탈착하지 않고 유압 잭을 이용해 거푸집을 자동으로 상승시키는 공법으로 24시간 연속 콘크리트를 타설할 수 있어 일반적인 공법에 비해 공사기간을 약 50% 정도 단축시킬 수 있다.

또 주탑의 두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가로보를 육상에서 사전 제작한 후 유압식 기계로 1시간에 4.5~5.5m씩 인양해 시공하는 헤비 리프팅(Heavy Lifting) 공법을 도입해 전체 주탑 공정을 11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교량 상판은 강풍이 심하고 태풍이 잦은 지리적 여건을 감안해 거더 중간에 바람 길을 터 줘 내풍 안정성은 높이고 중량은 감소시키는 트윈 박스 거더(Twin Box Girder)가 적용돼 최대 풍속 90m/s까지 견딜 수 있다.

이는 초속 44m 이상의 대형 태풍 2개가 한꺼번에 몰려와도 교량을 지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울러 평탄성과 포장 품질 향상의 극대화를 위해 상판에 국내 최초로 에폭시 아스팔트 포장이 적용된다.

↑이순신대교 조감도↑이순신대교 조감도
◇2012년 10월 준공 예정, 여수산단-광양항 이동 1시간여 단축
여수국가산단 집입도로 개설공사는 여수산단과 광양산단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4차선 도로건설사업으로 총 8.55km에 사업비는 1조413억원이다.

총 4개 공구로 분할돼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대림산업이 공사를 맡은 이순신대교는 광양시 금호동에서 여수시 묘도동 구간으로 3공구다. 여수시 월내동 여수산단에서 묘도를 연결하는 사장교 구간(1공구)는 GS건설 (16,150원 ▼330 -2.00%)이, 묘도 육지부 구간(2공구)는 금호건설이, 광양 육지부 구간은 포스코건설이 각각 맡았다.

이 도로가 완성되면 여수산단과 광양산단간 이동거리는 60km에서 10km로 줄어들고 이동소요시간도 80분에서 10분으로 1시간 넘게 단축된다. 2007년 11월 착공한 이순신대교는 2012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 공사금액은 4933억원이다.

대림산업이 이순신대교의 주경간장을 1545m로 설계한 것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해인 1545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순신 대교가 들어서는 여수는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해군제독으로 부임했던 전라좌수영 본영이 있던 곳이고 광양앞바다는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의 배경이 됐던 점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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