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오른다는데…우리동네는 '요지부동'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10.0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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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고양·구로·신길등 입주예정·학군없는 단지 가족단위 이사수요 적어

"전세 오르고 있는 것 맞나요? 우리 동네는 영 아닌데.."(인천 서구 권모씨)

최근 전셋값 상승 소식이 다른 나라 얘기 같은 곳이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입주물량이 많거나 학군이 형성돼 있지 않은 일부 지역 전세가격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서울 잠실동 E아파트 109㎡(이하 공급면적)처럼 전세가격이 2008년 말 2억원에서 배 가까이 오른 3억8000만~4억2000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곳이 있는 반면 지난 1년 동안 전셋값이 변함없거나 오히려 떨어진 곳도 있다.



전셋값 상승 분위기를 타지 않는 지역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인근에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거나 △교통 등 편의시설이 좋지 않아 수요세가 살아나기 힘든 곳 △학군이 조성돼 있지 않아 가족단위 이사객이 찾지 않는 곳 등이다.
전셋값 오른다는데…우리동네는 '요지부동'


◇교통·학군 등 수요 몰리지 않는 지역 전세 잠잠
구로구는 전통적으로 소형 1~2인 가구 수요층이 두텁다. 인근 디지털단지에 근무하는 이들이 많은 대신 가족단위의 이사 수요는 적다. 이 때문에 3인 가족 이상이 주로 찾는 전용 85㎡ 이상은 전셋값 변동이 거의 없다.

개봉동 I 아파트 148㎡ 전셋값은 2억1000만~2억5000만원 선. 올들어 가격 움직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인근 구로동 S아파트 132㎡ 전세가격 역시 2억4000만~2억7000만원 수준으로 같은 단지 99㎡ 전세가격인 2억3000만원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



인근 Y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로는 교통과 편의시설은 좋지만 학군이 형성돼 있지 않아 소형을 제외하고는 수요가 거의 없다"며 "기존에 살던 사람들이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가 수요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은 잘 갖춰져 있지만 오래된 산업시설이 혼재돼 있어 수요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대규모 입주 예정 지역 역시 "전세난 우리는 관계없어"
인천·고양 등 인근에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수요가 분산되는 지역도 전세가 변동이 없다. 인천과 경기는 서울의 비싼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층이 유입되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인천과 함께 경기 서남·북의 경우 입주 물량이 집중되며 전셋값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에만 1만1337가구의 입주를 앞둔 인천은 검단신도시를 중심으로 1년 가까이 전세가격에 변동이 없다. 검단신도시가 자리한 인천 서구는 남동구(6036가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3228가구의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다.


검단신도시 W아파트 109㎡ 전세가격은 1년 가까이 1억1000만원으로 묶여 있다. 인근 K아파트 1차 105㎡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아 지난해 말부터 1억1000만원 선에 전세 가격이 형성돼 있다.

저층의 경우 9000만원짜리 물건도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귀띔이다. 인근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장 11월부터 오류지구 입주가 시작되는 상황이라 전세 가격이 올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경기와 구로, 신길 등 서울 일부지역에서는 전세가 변함이 없다"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물건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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