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테마주에 투자자 한숨 여전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09.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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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신빙성·성공 가능성 꼼꼼히 따져야"

지난 27일 손목시계 제조업체 로엔케이 (1,204원 ▼11 -0.91%)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음날 상승분 대부분(10.47%)을 반납하며 급락하는 일이 있었다. 같은 날 반도체 재료 납품업체인 동진쎄미켐 (45,200원 ▲750 +1.69%)도 160원 올랐다 다음날 160원 하락했다. 앞선 주말 그래핀 호재가 터지면서 관련주로 분류, 강세를 보이다 그래핀 사업과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가가 요동친 것. 테마주인 줄 알고 매수를 외친 투자자들은 적잖은 손해를 봐야 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테마주 피해를 막기 위해 조회공시 강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무늬만 테마주'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는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실제 테마와 관련이 없는데 테마주로 엮이거나 관련이 있더라도 실적 기여도가 미미한 종목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진쎄미켐과 로엔케이의 경우 의도치 않게 테마주로 엮인 경우다. 사업 보고서 어디에서도 그래핀 관련 사업 내용을 찾을 수 없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전자재료를 생산하고 있고 신규사업으로 고순도 흑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오해를 불렀다.

일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도 그래핀 테마주로 분류했고 몇몇 언론이 '그래핀 테마주 급등'이라는 기사로 보도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홍보 담당 관계자는 "왜 그래핀 수혜주로 분류됐는지 모르겠지만 이슈가 터질 때마다 주가가 요동치니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제2롯데월드 건축심의 통과 당시 관련주로 꼽혔던 테마파크 관련 인테리어 디자인업체도 비슷한 경우다. 제2롯데월드에는 테마파크가 들어설 계획이 없는데도 막연한 기대감에 이들 종목이 테마주로 포함됐다. 중앙디자인 (0원 %)은 이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지 이틀 만에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를 울렸다.

정치권 이슈가 터질 때마다 들썩이는 4대강, 스마트케어 등 정책 테마주는 테마와 관련은 있지만 실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거나 정치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 2월 지식경제부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 스마트케어 사업의 경우 당초 수조원 안팎일 것이란 시장 예상과 달리 시업사업 규모가 300억원으로 결정되면서 급등했던 관련주 주가가 내리막을 걸었다.

최근 금값 강세와 함께 수혜를 누리고 있는 금 테마주를 두고도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금값 상승의 최고 수혜주로 꼽히는 고려아연 (463,000원 ▲3,000 +0.65%)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자리수에 불과하다는 것. 장기적인 주가상승 동력은 금과 은일 수 있지만 아연 등 비철금속 사업 부문과 함께 봐야지 금 테마주로만 판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어떤 기업이든 테마 관련 공시나 정보가 있다고 해서 휩쓸리듯 투자해선 안 된다"며 "중요한 것은 사업의 신빙성과 성공 가능성"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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