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은진수 4대강사업 주심시키려 순번 조작"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2010.09.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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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은진수 4대강사업 주심시키려 순번 조작"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은진수 감사위원에게 4대강사업 감사 주심을 맡기려고 순번을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무총리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28일 감사원의 2005년 '특정과제감사 매뉴얼' 및 '기관운영감사 매뉴얼', 김 후보자가 지난 27일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 등을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은 위원이 4대강사업 주심위원을 맡게 된 경위를 두고 "주심위원 지정기준 및 절차, 귀청보고 순서에 따라 주심감사위원으로 지정했다"고 답변했다고 최 의원이 전했다.

최 의원은 그러나 "순서에 따라 주심이 됐다는 김 후보자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대통령의 측근인 은 위원에게 4대강사업 감사를 맡기려고 순서를 조작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사원은 현장에 가서 조사하는 실지감사를 종료하면 3주 이내에 귀청(歸廳)보고를 해야 한다"며 "김 후보자는 4대강사업 귀청보고는 규정을 어겨 날짜를 늦추고, 4대강사업보다 늦게 실시한 '교과부 외 1개 기관 기관운영' 귀청보고는 날짜를 앞당기는 방법으로 주심위원 지정 순서를 조작했다"고 비난했다.

'4대강살리기사업 세부계획 수립·이행실태' 감사는 지난 1월25일~2월23일 실시했다. 순번대로 하면 배국환 감사위원이 주심이 될 차례였지만 예정보다 3일 늦게 귀청보고를 해 은진수 위원이 주심이 됐다.

반면 교과부 등 감사는 지난 2월3일~3월3일에 진행했는데 귀청보고는 예정보다 6일 앞당긴 3월18일에 했다. 주심위원은 배국환 위원이 맡았다.


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때 가장 많이 한 말은 '정치적 중립성'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핵심 쟁점은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사업을 왜 정치적인 인물인 은진수 위원에게 맡겼느냐"라고 질타했다.

그는 "정치적인 사건인 만큼 제정신이 있는 감사원장이라면 은 위원을 배제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일부러 맞춰서 은 위원을 주심으로 정했다는 것은 대단히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충분한 사유가 있지 않다면 순번대로 감사위원을 정해야 한다"며 "대법원이 주심 재판관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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